국내 감염자,매년 1000명 증가하지만
OECD 평균 발생률의 13%에 불과
에이즈 창궐한다는 표현은 잘못
감염도 이성 동성 구분 없이
안전하지 않은 성접촉이 문제
동성애는 에이즈의 부분적 원인
그런데 홍 후보의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한국에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는지 따져보자. 국내에서는 매년 1000여명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다. 지난해 내국인 1018명, 외국인 134명이 감염됐다. 10여년 전에 비하면 증가한 것은 맞다.
하지만 한국의 HIV 감염인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16%)의 8분의 1인 0.02%에 불과하다. 따라서 창궐하고 있다는 홍 후보의 표현은 틀렸다고 볼 수 있다. 홍 후보가 적시한 1만4000명도 정확하지 않다. 2015년 말 기준으로 HIV 감염자는 1만 502명이다. 물론 드러나지 않은 사람을 감안하면 홍 후보의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그는 이런 단서를 달지 않았다.
HIV,AIDS 내국인 감염자 감염경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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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의 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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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2015년 HIV감염자 1018명의 감염경로를 역학조사했더니 이성애자가 364명, 동성애자가 288명, 무응답 366명이었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동성애자가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전파 경로가 이성·동성 양 측이 엇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성애가 국내 HIV 감염의 주요 경로인 것은 맞지만 이게 에이즈의 직접적 원인은 아닌데, 동성애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건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김성남 연구사도 "이성이든 동성이든 안전하지 않은 성 행위를 하면 감염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홍 후보의 동성애 관련 발언은 '일부만 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홍 후보 발언의 배경에는 에이즈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깔려 있다. 서울대 오 교수는 "약만 꾸준히 먹으면 HIV 감염 상태로도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에이즈의 원인을 동성애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동성애를 한 게 아니니 문제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게돼 감염자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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