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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미·중, 대북 역할론 핑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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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중국역할론에 25일 北 도발 없이 지나가
중국서 미국역할론 역공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대북 제재를 둘러싼 미.중 간 시각차가 다시 벌어질 조짐이다.

지난 25일 인민군 창군절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자제한 것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26일 사설을 통해 일제히 북한에 채찍 대신 당근을 줘야 한다는 논조를 펼쳤다. 중국이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 역할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자평, 이제는 당근책을 동원한 미국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선언 전까지 대북 압박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북한이 지난 25일 6차 핵실험에 나서지 않은 것이 마치 성과처럼 포장할 사안이 결코 아니며 비핵화 선언 만이 대북 압박 해제의 기본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대북 압박 유화책으로 선회 조짐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지난 25일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은 대북 압박 기조에 변화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 매체들이 강조하는 대북 정세에는 △북한의 최근 핵실험 자제에 대한 높은 평가 △중국 역할론 완수 및 미약한 미국 역할론 △대북 압박에서 대화 기조로 선회 필요성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우선 "북한이 일정 기간 내 새로운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제재를 해선 안되며 제재와 북한의 핵 활동은 잠정적으로 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북한의 핵실험이 감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한 근거로 삼으면서 기존의 압박과 제재에서 대화국면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논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요구해온 중국 역할론을 충분히 했다는 점도 자평하고 나섰다. 두 매체는 "현재 긴급한 문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는 것으로 국제사회는 중국의 노력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매체는 이어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노력은 충분하지 않으며 미국은 이를 보충하도록 충고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압박을 위해 중국이 할 만큼 했으며 6차 핵실험 도발이 지난 25일 발생하지 않은 점도 중국의 노력 탓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자평을 한 셈이다.

■미국 "北 비핵화 선언 위해 압박 작전 가할 것"

미국은 대북 제재를 포함한 고강도 압박이 이제부터 시작 단계라는 입장이다.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 시동을 걸어야 하는 초기단계에 불과하다는 게 미국의 시각이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2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이제 우리는 북한이 바른 행동을 하기를 기다리는 시기는 오래전에 지났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를 추구하도록 설득하거나 핵 활동을 중단하도록 충분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더 확고한 각오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고려하는 것은 북한 정권을 고립시키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희망하진 않지만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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