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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경주서 만나는 `국민화가` 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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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 찍어 누른 무채색의 물감은 박수근 특유의 마티에르(질감) 기법이다. 화강암의 질감과 색조로 그려낸 직선에 가까운 선으로 단순화된 여인들. 그의 이런 소박하고 따뜻한 미감은 경주 남산 화강암 속 마애불의 아름다움과 흡사하다. 실제 그는 생전 경주 남산을 방문해 신라토기와 석물조각들을 수없이 탁본했다고 한다.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이 가나문화재단과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의 공동 주최로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윤범모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전시 총감독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박수근 작품 표면에 나타나는 거칠고 까끌한 마티에르의 질감을 확립한 박수근 예술은 경주에서 이뤄진 상징적 연관성이 있다. 생계가 어려울 때도 박수근은 경주의 남산을 방문해 신라의 석탑이나 석불을 보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며 "이번 전시에서 박수근이 1960년대 경주를 답사해 직접 뜬 석조와 마애불 등 불상의 탁본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수근 작품이 영남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의 소장품 관외 전시 역시 처음이다. 박수근이 '국민작가'로 국내 미술시장 최고 가격의 작가에 등극하자 역설적으로 그의 전시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가 남긴 작품이 많은 편이 아닌 데다 대부분 개인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세 단체의 합심으로 전시가 성사됐다.

전시는 5월 2일부터 8월 31일까지.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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