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조산 새끼양, 인큐베이터 아닌 ‘인공자궁’으로 살려냈다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 연구진 실험 성공…폐 아닌 탯줄로 산소 공급, 생존율 높여

미국 연구진이 조산된 새끼양들을 인공자궁에서 최대 4주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 일찍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하는 미숙아에게 적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진이 조산된 새끼양 8마리를 인공자궁에서 3~4주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25일(현지시간)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양의 임신기간은 150일 안팎으로 이 새끼양들은 100여일 만에 어미 배에서 나왔다. 새끼양들은 인공자궁 바깥으로 나온 뒤에도 안락사 전까지 12시간 정도 인공호흡장치를 달고 생존했다. 인공자궁은 비닐가방처럼 생겼고 인공양수를 채웠다. 인공자궁 안에 들어간 새끼양의 탯줄을 튜브와 연결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인공자궁에 들어간 새끼양은 처음에는 피부가 얇아 혈액이 그대로 비쳐 분홍빛이었다가 20여일이 지나면서 하얀 솜털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연구진을 이끈 앨런 플레이크 박사는 “뇌와 폐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새끼양이 문제없이 성장했다”고 전했다.

인공자궁 실험에 들어간 새끼양들은 인간으로 치면 임신 23주차에 조산된 경우다.

연구진의 이번 실험도 인공자궁 기술을 이용해 23~24주차 조산아들의 생존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설계됐다. 23주차 조산아의 생존율은 15%, 24주차 조산아는 55% 정도다. 23주차 미만 조산아의 생존율은 0%에 가깝고 25주차 이상 조산아 생존율은 80%까지 올라간다. 현재 미숙아는 인큐베이터에서 자란다. 탯줄이 아니라 폐로 직접 산소를 주입하기 때문에 폐 손상 위험이 크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연구진은 인공자궁 기술을 이용하면 폐가 아니라 탯줄과 동맥으로 산소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폐 손상을 피할 수 있고 생존율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크 박사는 “3~5년 내 인간 조산아를 대상으로 인공자궁을 실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전성이 먼저 검증돼야 한다. 정치·윤리적 논쟁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