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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영상]성주·김천 주민들 "우리도 국민, 누굴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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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6일 오전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경찰 통제 속에 들어가고 있다. 골프장 입구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2017.4.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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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 초전리에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도 국민인데, 이제는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26일 새벽 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반입이 기습적으로 이뤄지자 성주군 소성리 주민 60여명은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히 저항했다.

미군은 사드 주요 장비를 실은 차량을 이날 오전 4시50분과 6시40분쯤 경찰의 호위 속에 배치지로 이동시켰다.

미군 차량을 막으려던 주민들을 경찰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주민 2명이 골절상을 입었고 10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박희주 공동위원장은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과의 한바탕 소란이 끝난 후 주민들은 "슬프고, 원통하고, 분하다"고 하소연했다.

마을 주민 이모씨(85)는 "놀란 것 보다 어이가 없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노인들만 있는 이곳에 경찰들이 들어와 나이많은 노인들을 들어냈다"며 원망을 쏟아냈다.

박수규 성주투쟁위 상황실장은 "이게 나라인가. 한국 경찰인지 미국 경찰인지 묻고 싶다. 주민과 대치하며 사드를 옮겨가는 미군 차량을 들여보낸 것은 우리 경찰"이라고 비난했다.

뒤늦게 모여든 성주 주민들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소성리마을회관 앞 도로에 자리를 잡고 길을 막아섰다.

일부 여성들은 제복을 입은 경찰을 보자 "다 나가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초전면 주민 여현진씨(59)는 "새벽 2시쯤 집에서 나오려고 하니까 경찰이 집 앞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대문을 막았다. '왜 막느냐'고 항의했더니 '국가 기밀이다. 이유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국가 기밀이 뭐냐'고 항의를 해 봤지만 끝내 집 앞 도로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여씨는 "원칙도 없고 더 이상 누굴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 일손도 놓고 올라왔다. 대선 전까지는 (사드 장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설마설마하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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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 주민들이 26일 초전면 소성리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기습적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입에 항의하고 있다. 2017. 4. 26. /뉴스1 © News1 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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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찬 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단체의 평화 기원 기도가 열렸다.

황동환 왜관베네딕토 기도원 신부는 "오늘 우리는 사드를 막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일어나서 서로 위로하고 힘을 내자. 오늘부터 사드 철회가 아니 사드 철거를 요구하면 된다. 사드를 미국으로 돌려보내자"고 말했다.

한편 성주·김천·원불교 사드배치반대위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사드 배치지 입구에서 미군의 기습 사드장비 반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앞서 사드배치반대위는 경찰에 사드 배치지인 롯데성주골프장 입구 100m 앞에서의 집회를 신청했지만 경찰은 '집회 금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사드배치반대위 측은 대구지법에 '집회금지통고 취소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집회 금지가 부당하다'며 사드배치반대위의 손을 들어줬다.
daegu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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