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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美공화당 '멕시코 장벽' 예산안서 제외…트럼프 "어쨌든 곧 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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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 멕시코 국경 장벽 너머로 가족과 대화하는 이민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미국 공화당이 2017년 추기 지출 예산안을 28일(현지시간)까지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건설비용을 제외한 안을 제안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가 이날 예산안에 대해 11시간 이상 논의를 한 뒤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새로운 예산안을 민주당 측에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선 기간부터 강조해온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6834억 원)를 예산안에 포함해야만 한다고 고집해왔다.

하지만 민주당 측이 28일까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경찰과 소방 등 일부 필수 기관을 제외한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shutdown)'을 감수하면서까지 장벽건설비용 포함에 격렬히 반대해 왔다.

공화당이 상원 52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100석 가운데 60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셧다운은 불가피해 보였다. 더불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애초부터 장벽건설비용을 예산안에 포함시키는 것은 현명치 않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결국 공화당 측은 '셧다운'을 모면하기 위해 멕시코 장벽 건설비용을 예산안에서 제외키로 결정한 셈이다.

공화당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장벽 건설에 대해 한 발짝 물러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4일 백악관에서 보수 매체 언론인들과의 만찬 도중에 "(장벽 건설을) 이번 주에 할 수 있지만, 안된다면 오는 9월에 다시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그가 그동안 백악관 측근들을 동원해 멕시코 장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장벽비용을 이번 예산안에 넣겠다는 주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취임 100주일(29일)을 하루 앞두고 '셧다운'을 일으켰다는 대규모 오명을 남기지 않고 싶어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잠시나마 장벽에 대한 고집을 굽히는가 싶더니 같은 날 백악관에서 농업 종사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쨌든 장벽은 지어질 것"이라고 선포했다. 그는 장벽을 언제 지을 것이냐는 질문에 "곧(Soon)"이라며 첫 번째 임기 중에는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상원의원들은 공화당 지도부의 새 예산안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장벽 문제가 논의의 테이블에서 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미국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상무위원장으로 당내 권력서열 3위인 존 튠 상원의원(공화·사우스다코타)은 "국경장벽에 대한 대화는 예산안을 통과하는 것에 비해 사소한 일이었다"며 이번 타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미주리·공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양당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한 것 같다"라며 "그의 발언이 예산안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badcom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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