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택의 '청구영언' 원본 첫 일반 공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곡 노랫말 책
28일부터 서울 용산 한글박물관서 전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곡 노랫말 모음집 '청구영언'에 첫 번째 작품으로 실린 '오늘이소서'.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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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들머리에 걸린 문구다. 현실에 대한 강한 긍정을 보여준다. 언뜻 ‘이 순간에 충실하라’라는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영어로 ‘오늘을 잡아라(Seize the day)’가 떠오른다. 한글로 기록한 최초의 가곡(歌曲) 노랫말 모음집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실린 첫 번째 작품이다.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엿보인다.
좀더 친숙한 작품도 있다. 국어 교과서에서 익힌 보았던 것이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하여가’)라며 조선 건국에 합류하라는 이방원의 권유에 고려 충신 정몽주는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다시 죽어’(‘단심가’)라고 답했다. 조선 중기 명기(名妓) 황진이는 ‘청산리 벽계수야 쉬이 감을 자랑 마라’며 덧없는 삶을 읊었고, 그와 인연이 있었던 문신 임제는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느냐 누웠느냐’라며 황진이의 죽음을 슬퍼했다.
김천택 원본의 영향을 받아 나중에 나온 각종 '청구영언' 판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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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은 조선시대 상류층이 즐긴 전통 성악곡이다. 18세기 중반 대중화하면서 시조(時調)로도 불리게 됐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국교원대 권순회 교수는 “국문학 연구자도 거의 볼 수 없었던 자료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원본의 영인본·주해본도 출간돼 일반인의 이해를 돕는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 한양의 풍경을 오늘날 모습으로 재연한 영상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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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박정호 기자 park.ju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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