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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홍콩 vs 싱가포르, '아시아 경제 허브'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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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사진출처=/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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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홍콩과 싱가포르가 아시아 경제 허브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4일(현지시간) 동남아 시장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와 중국 시장 접근성을 앞세운 홍콩이 아시아 경제 허브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컨설팅 업체인 ‘Z/Yen’이 발표하는 ‘세계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싱가포르는 1000점 만점에 755점, 홍콩은 752점으로 막상막하의 점수를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에 진입을 원하는 기업들은 조세 제도·시장 접근성·국제적 연결성·인건비·산업 초점 등의 요소들을 고려해 어느 도시를 지역 기반으로 할지 결정하게 된다. 싱가포르가 인프라·인적 자본·사업 환경 등이 장점이라면, 홍콩은 금융 서비스와 그 규모 등이 앞서고 있다. 양국 모두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탓에 사법체계가 서구 투자자들에게 익숙하고 효과적인 점도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다.

우선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서의 독특한 지위가 가장 큰 장점이다. 중국 본토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심하고 불투명하기 때문에 해외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홍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홍콩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에서보다 좀 더 쉽게 100%외자법인(WFOE)을 설립할 수 있는데다 역외 위안화 외환 거래가 용이하며 해외 송금 수수료도 저렴히 해결할 수 있다. 세계 2위 경제로 우뚝 선 중국 경제의 가능성, 최근 중국기업을 겨냥한 인수합병(M&A)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홍콩에는 싱가포르보다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홍콩은 특히 주식 및 기업공개(IPO)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홍콩 증권시장에는 1883개 기업이 상장돼 있는 반면 싱가포르에는 769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2015년 6월 기준 홍콩 증권시장의 일일평균체결액은 184억 2000만 달러로 7억 9600만 달러인 싱가포르 증권시장를 훨씬 앞섰다. 또한 홍콩의 자금운용업계 자산 규모는 2조 3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반면, 싱가포르는 1조 7500억 달러에 그쳤다.

또한 기업 친화적 환경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 내 싱가포르 출신의 감독관 최소 1명 이상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싱가포르와는 달리 홍콩은 이러한 규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중국도 완전한 시장경제로 나아가고 있는데다 상하이·선전 등 본토 내 경제 중심지에 대한 국제적 접근성이 좋아지고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치적 간섭이 늘어나면서 홍콩은 중국과의 독특한 관계에서 오는 경제 중심지로서의 특권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싱가포르는 제1 언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부분에 있어 광동어가 제1 언어인 홍콩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십년간 꾸준히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지난해에는 세계은행이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국가 지수’에서 평가대상 190개국 중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세계은행의 지표는 기업을 만들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관련 제도가 얼마나 기업 친화적인지를 보여준다.

낮은 세금도 싱가포르의 강점이다. 싱가포르는 법인세 비율이 1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2.8%보다 훨씬 낮다.

델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3번째로 혁신적이고 미래에 대한 대비가 잘 된 국가로 꼽혔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능력, 수준 높은 인프라, 끊임없이 혁신·성장·이윤을 추구하는 싱가포르인들과 정부기관의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조사에서 홍콩은 25위에 그쳤다.

또한 싱가포르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으로서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9개 아세안 회원국에 진출하기 원하는 기업들은 싱가포르를 지역 기반으로 우선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아세안경제공동체(AEC)는 아세안 회원국간 관세를 제거하고 규제 기준을 통일하며, 종래에는 하나의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인프라 환경도 개선되고 있고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인건비가 갈수록 높아지고 성장이 둔화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최근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들의 개발 수준은 매우 다양하다. 아세안 회원국 중 라오스와 미얀마 등 후진국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긴 하나 정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다. 동남아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많이 된 나라라 할 수 있는 태국도 정치적으로는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형편이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투명한 기업 풍토를 가진 점이 경제 허브로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특혜무역협정도 51개국과 맺고 있어 6개국에 불과한 홍콩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인구대국이며 거대 시장인 인도와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온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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