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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블랙뤼미에르의 영화 뒤집기]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136분 동안의 액션과 질주 흥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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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는 2001년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인 이후 7편의 시리즈로 약 39억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할리우드의 달러박스이다. 영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카체이싱 장면으로 대표된다. 그리고 자체 진화를 통해 섬세하고, 대담한 장면들을 관객에게 선보여왔다. 이제 8번째 시리즈물이 나왔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질주의 익스트림’이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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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 ‘어디 보자’라는 마음이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면 눈이 핑 돌아갈 정도로 매력적인 슈퍼카와 레이싱걸들이 근육질의 육감적인 몸매를 뽐낸다. 이내 브레이크 없는 질주와 굉음, 그리고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개개인이 모여 하나의 팀을 완성하는 ‘믿음, 가족, 신뢰’의 감동 스토리. 이는 지난 7편 동안의 ‘성공 공식’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카체이싱은 어떤 새로움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지, 그리고 7편 제작 기간 중 세상을 떠난 폴 워커의 공백은 무엇으로 대체했을지 궁금해진다. 결과는 이 영화에, 정확히 감독 게리 그레이에게 정이 떨어졌다. 한마디로 그는 ‘동업자 의식’이 없는 감독이다. 최소한 다음, 9편을 연출할 감독에게 상상력을 쥐어짜는 고통은 안겨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 같은 밥 먹고 사는 동업자의 처신일터. 이미 <이탈리안 잡>에서 카체이싱 특기를 선보인 게리 그레이는 현재의 할리우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 최고의 장면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쿠바의 하바나에서 레티(미셸 로드리게즈 분)와 달콤한 휴식을 보내던 도미닉(반 디젤). 그 앞에 해킹 테러의 전설 사이퍼(샤를리즈 테론)가 나타나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고 도미닉은 승낙한다. 도미닉은 루크(드웨인 존슨)와 대량 살상 무기를 탈취하는데 성공하고 도미닉은 그 무기를 빼앗아 간다. 어제까지 한 팀, 한 가족이었던 멤버들은 도미닉의 배신에 당황하면서도 도미닉과 사이퍼를 막기 위한 계획에 착수한다. 루크, 레티, 로먼(타이레스), 테즈(루다 크리스), 램지(나탈리 엠마뉴엘)는 한때 팀을 위협했던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까지 영입해 이 위기를 타개해 나간다. 한편 사이퍼와 도미닉은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계획을 세운다.

영화는 촬영 스케일에서 전작들을 압도한다. 뉴욕, 아이슬란드, 북극 바렌츠해, 쿠바의 하바나 등에서 펼쳐지는 액션 질주는 한 장면, 장면이 완성도 높은 사진처럼 관객의 눈에 각인된다. 게다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가 쏟아지듯’ 주차장에서 무너져 내려오는 슈퍼카의 모습은 ‘이래도 안 볼래?’라고 미끼를 던진다. 사이퍼가 해킹으로 수많은 자동차를 좀비처럼 부리는 장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북극의 얼음판에서 펼쳐지는 슈퍼카와 잠수함의 추격씬이다. CG를 배제하고 실사로 촬영되었다는 설명이 없다면 믿기 힘든 장면이다. 물론 기계와 기술의 향연만 늘어놓은 것은 아니다. 감옥에서 마주친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의 맨몸 액션은 남자의 육체로 만들어내는 최고의 파이팅 모습으로 보는 이의 아드레날린 수치를 최고치로 끌어올린다.

이야기 역시 세밀해졌다. 리더이자 가족 같은 도미닉의 배신, 이를 받아들이며 해결해내는 팀원들의 모습에서 이 시리즈가 강조했던 가족과 신뢰를 액션과 접착시키는 능력도 탁월함을 증명한다. 잊지 않은 것도 있다. 이미 고인이 된 폴 워커에 대한 나름의 오마주다. 그 장면들을 보는 순간 제작진의 배려와 가족의식이 느껴진다. 히든 카드는 샤를리즈 테론이다. 이 고급스럽게 생긴 미모의 악당은 액션보다 영리한 머리를 이용해 무엇이든 조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해내겠다는 욕망을 분출한다. ‘지혜로운 인간’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가를 그녀가 증명한다.

136분 동안 관객의 rpm수치는 레드라인에 근접할 만큼 흥분되는 오락 요소는 풍부하다. 또 하나 이 영화의 장점은 굳이 전 시리즈의 복습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영화 한 편으로도 카체이싱, 액션, 이야기 그리고 통쾌함에서 영화는 영리할 정도로 독립적이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이 영화의 진짜 이름은 어쩌면 ‘흥행액션의 질주’이겠다.

[글 블랙뤼미에르(필름스토커) 사진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76호 (17.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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