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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핑크는 '오빠'의 色… 두려워말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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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분홍색

혼란스러운 정국과 요동치는 국제 정세 와중에도 봄은 진달래와 철쭉 닮은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이쯤 되면 분홍 셔츠 한 장쯤 걸쳐볼 마음도 들겠건만 아저씨들은 요지부동이다. '분홍=여성'이란 편견 탓에 마음을 굳게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분홍색 셔츠와 작은 분홍색 무늬로 포인트를 준 넥타이가 잘 어울린다. /메멘토모리


분홍색이 과거에는 강력한 남성성의 상징이었던 사실을 알게 되면 남자들도 용기를 얻으려나? 빨강은 서양은 물론 조선시대 무장(武將)들이 전투복에 썼을 만큼 호전적인 색이었다. '작은 빨강'이라던 분홍 역시 남성적 색으로 여겨졌다.

물론 요즘은 분홍이 남성적인 색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갑자기 분홍빛 재킷을 입거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홍으로 휘감으라고 권하지는 않겠다. 그저 선택 가능성을 열어두란 얘기다. 분홍색 남성 의류는 어디서든 만나볼 수 있다. 아이리비그 학생들에게 사랑받던 핑크색 셔츠는 아메리칸 클래식 필수 아이템이 됐다. 살구색 또는 연어색(salmon)이라고도 하는 다양한 색조의 분홍 재킷도 남성복 매장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분홍색은 어디에나 어울린다. 베이지색, 갈색, 감색, 회색처럼 이미 옷장 안에 들어있는 옷 색깔과 두루 궁합이 좋다. 베이지색 면바지나 감색 재킷, 회색 정장, 갈색 카디건은 분홍 셔츠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얼굴빛이 어두우면 분홍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멋쟁이 흑인 남성들이 강렬한 핫핑크를 얼마나 멋지게 소화하는지 떠올려 보라. 살구색이든 복숭아색이든 일단 시도해 보자.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분홍색 작은 무늬가 새겨진 넥타이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이헌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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