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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韓國 반도체 '수퍼 호황'…영업익 37조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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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분기 매출 6조2895억·영업익 2조4676억 사상 최대

CCTV "한국 도저히 못 따라잡겠다"

한국 D램 영업이익률 50% 넘어

조선일보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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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 CCTV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극찬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지난 4일부터 5일간 방영된 ‘경제 30분’ 프로그램에서 CCTV는 “(중국) 정부와 기업이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덕분에 중국의 아날로그 반도체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며 통렬하게 반성했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의 70%인 11억8000만대를 생산한 중국이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중국이 내놓고 부러워할 정도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올해 1분기에 매출 6조2895억원, 영업이익 2조46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 중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원 내외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영업이익률 50% 넘는 D램 반도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인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는 D램 메모리 반도체에서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1개를 팔면 절반이 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D램 메모리 세계 3위인 마이크론은 영업이익률이 20% 중반대에 그친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 영업이익률(약 40%)에서도 세계 2위인 일본 도시바(21%)를 두 배 가까이 앞선다. 제조업에서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3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센터장은 “영업이익률은 기술력과 경험에서 갈린다”면서 “제품 사양은 물론 공정과 수율(收率·완성품의 비율) 등 모든 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월등하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단가를 낮추는 초미세(超微細) 공정 기술이 탁월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이 우수하면 같은 크기의 웨이퍼(반도체 원자재)에서 훨씬 더 많은 반도체 완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에서 해외 업체들을 1년 이상, SK하이닉스도 6개월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노근창 센터장은 “중국은 물론 미국·일본 업체들도 당분간 한국 기업들을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황과 극심한 불황을 오가는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문제도 극복했다는 평가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확고한 독과점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D램 시장은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 3위 미국 마이크론의 점유율 합계가 90% 이상이다. 낸드 플래시도 이들 세 회사와 일본 도시바·미국 웨스턴디지털 등 5개 기업이 거의 전부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먼저 신제품을 개발해 내놓은 뒤, 다른 업체들이 따라올 때쯤 되면 해당 제품의 가격을 낮추고 차세대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면서 “경쟁사 눈치를 살필 필요 없이 필요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영업이익률을 항상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 내년까지 이어진다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반도체 경기가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한 해외 시장 조사기관들이 일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쟁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D램 가격과 낸드 플래시 시장 성장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IHS마킷 역시 최근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25% 성장해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12조7000억원)를 돌파하고, 내년 1070억달러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수퍼 호황이 아니라 울트라 수퍼 호황”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에도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현재 D램 가격은 지난해보다 110%, 낸드 플래시도 60%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가격 상승 덕분에 지난해 4분기보다 D램은 5%, 낸드 플래시는 3% 출하량이 줄었는데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PC·스마트폰 업체들이 고사양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데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자율주행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격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혜를 가장 크게 입는 것은 당연히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로 놓고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7조원, SK하이닉스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DRAM)
빠른 정보 처리를 위한 반도체로, 데이터 저장과 삭제를 반복한다.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데이터도 사라진다.

:낸드 플래시(Nand Flash)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등 각종 IT 기기의 주(主) 저장 장치로 쓰인다.

[박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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