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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고비마다 과감한 투자… ‘최태원의 딥체인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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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호황’ SK, 실적 날개 달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메모리 매년 수조원씩 투자
이번엔 도시바 인수전 올인, D램 이어 낸드 시장도 사냥
에너지사업도 최대 흑자, 비정유사업에 5조 투자단행
석유중심 사업구조 벗어나 30조원 가치의 회사로 육성
deep change:사업구조의 근본혁신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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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슈퍼사이클을 맞은 업황과 한발 빠른 투자가 결실을 봤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매년 수조원의 투자를 단행했고, SK이노베이션도 수년 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체질 변화를 꾀했다. SK그룹은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와 석유화학사업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올해도 최태원식 '딥체인지'를 이어갈 방침이다.

■"D램으로 만족 못해" 도시바 인수로 '낸드 사냥'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향후 메모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SK하이닉스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김준호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선두권 업체들은 제품이 '없어서 못 파는' 슈퍼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도 D램 수요 증가가 20%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D램 생산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업체들의 클린룸 공간이 부족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3D 낸드의 투자 부담에 따른 D램 투자여력 감소로 결국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시장에서 선두권 업체는 한국 업체를 가리킨다. 지난해 말 기준 1위 삼성전자(시장점유율 46.3%), 2위 SK하이닉스(26.3%)를 합한 '반도체코리아'의 D램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D램 시장 호황=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실적'과 같은 말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반해 낸드 시장점유율은 좀 더 많은 업체가 들어와 있다.

삼성전자가 36%로 업계 단독 1위 체제를 굳힌 가운데 도시바(17%), 웨스턴디지털(16%), 마이크론(12%), SK하이닉스(10%), 인텔(7%) 순이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발달하면서 전원이 꺼져도 기록을 남기는 낸드 수요는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낸드 시장 규모는 113억달러로 전년 대비 41.3% 급증했고, 최근 2년 새 최대치를 나타냈다. D램 시장 규모인 125억7800만달러도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얼굴)은 현재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하면 낸드 업계 2위로 단숨에 도약,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에너지사업, 최태원식 '딥 체인지' 본궤도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만에 분기 흑자 1조원 고지에 오른 건 분기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석유화학사업이 일등공신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11년 이후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에 5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최태원식 사업구조 혁신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전 경영진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딥 체인지'를 통해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며 "사업구조 혁신 측면에서 화학.윤활유 및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등 신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성사시켜 석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이후 5조원을 투자한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설비 증설, 중국 중한석화·울산 아로마틱스·넥슬렌·스페인 ILBOC 합작 프로젝트들의 성과가 본격화되면서 이익 규모가 급성장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에는 다우케미칼의 고부가화학사업(EAA)을 인수하는 등 올해 화학·석유개발·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3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익구조 혁신 측면에서는 원유도입처 다변화와 트레이딩 확대 등을 추진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운영능력을 확보해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유가 급락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2014년 이후 유가예측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한몫 톡톡히 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1·4분기의 성과는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가 예측 및 운영 최적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윤활유사업 규모를 키운 결과"라며 "딥체인지 수준의 펀더멘털 개선 및 과감한 투자와 성장 옵션 실행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회사 가치 30조원을 강력하게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심상원 경영기획실장은 올 초 인수계약을 한 다우케미칼의 고부가 포장재사업인 에틸렌아크릴산(EAA) 인수 완료 시기와 관련, "원만하게 인수작업이 진행 중이며,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 연기로 인수 완료 시점도 당초 6월에서 8월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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