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임신 33주 승객 돌려보내

["32주 이상이면 소견서없이 탑승 불허' 문구 모바일 앱 예약 확정 단계에 반영]

아시아나항공이 김포발 여수행 국내선 여객기에 탑승하려던 임신 33주 승객을 탑승구에서 돌려보냈다.

25일 아시아나항공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임신 33주차에 접어든 임신부 이모씨는 김포발 여수행 아시아나항공 OZ8739편에 탑승하려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밝힌 이씨 측 주장에 따르면, 이씨는 임신 33주에 항공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씨는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며 아시아나 모바일앱에서 '임신 32주 이상이면 담당 의사 소견서가 없으면 탑승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

이씨는 모바일로 체크인했으며, 탑승구에서 승무원이 임신 몇 주인지 묻자 '33주'라고 답했다가 담당 의사 소견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이씨의 의사 남편이 소견서를 쓰고 책임지겠다고 나섰으나 산부인과 담당 전문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결국 이씨는 일요일이라 주치의로부터 소견서를 팩스로 받을 수 없어 이날 기차를 타고 여수로 갔다.

이씨는 "여수공항에서 인계받기로 한 렌터카를 취소해 수수료를 물었을 뿐 아니라 예약했던 식당에도 갈 수 없었고 경관이 좋아 비싸게 예약한 호텔도 해 질 무렵 도착해 무의미해졌다"며 "항공권 구매 단계에서 규정을 고지했다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앱 상에서 32주 이상 임산부에 대한 법적 고지 의무는 없지만, 지난 13일 모바일 앱을 개선해 예약확정 전 단계에 '32주 이상 임신부 고객은 탑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씨 부부가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아시아나는 대체 교통수단 비용 또는 국내선 편도 1매에 해당하는 마일리지를 보상해주겠다고 나섰다. 이씨 부부는 공정위에 약관고시 문제에 대해 중재를 요청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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