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특파원+] 'LA 폭동' 후 25년… 인종갈등은 여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가 29일(현지시간) 25주년을 맞이한다. 1992년 4월29일부터 5월4일까지 발생한 LA 폭동 사태의 도화선은 그보다 13개월 전에 발생한 백인 경찰관들의 흑인 구타 사건이었다. 1991년 3월 백인 당시 경찰관 4명이 과속으로 운전하던 20대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구타한 사건이 폭동 사태의 뿌리였다. 1주일 뒤엔 한국계 미국인이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캔 음료수를 절취한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권총을 발사했다. 흑인 청년 킹은 청각 장애인이 됐고, 흑인 소녀는 사망했다. 배관공으로 일했던 흑인이 촬영한 동영상에 백인 경찰들이 흑인인 킹에게 폭력행위를 가한 장면이 공개됐지만, 백인 경찰관들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한국계 미국인에게는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원인은 달랐지만, 차별 대우를 당하고 있다는 집단적인 불만이 흑인 사회에 팽배했다.

세계일보

결국 ‘로드니 킹 사건’의 무죄 판결에 항의하던 흑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며, 한인 상가에 대한 약탈 행위도 발생했다. 흑인들의 시위는 이후 ‘한-흑 갈등’으로 비화하며, 폭동은 일주일 가까이 이어졌다. 당시 시위로 수많은 한인이 생명과 재산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 주방위군이 출동한 뒤에야 폭동은 진화됐다.

LA 폭동 이후 인종 갈등은 미국 사회의 현안으로 부각됐다. 세월이 흘렀지만 더욱 해결이 어려워진 인종 갈등은 백인 주류 사회와 다른 인종 사이의 갈등을 축으로 여려 양태로 나타나고 있다. 인종 차별 철폐를 내건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인종 갈등은 고조됐다.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 사태와 2015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흑인 소요는 뿌리깊은 ‘흑-백 갈등’을 드러냈다. 이민자 사회를 향한 배척을 노골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도 인종 갈등은 여전하다. 서류미비이민자(불법체류자) 추방 등으로 히스패닉 등 흑인 이외의 인종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