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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강화 건평돈대에서 330여년전 조선군 화포 '불랑기' 발굴...모포 1문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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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배치된 돈대에서 국내 최초 확인...학술적·역사적 의미 높아

아시아투데이

불랑기 노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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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투데이 박은영 기자 =조선시대 군(軍)이 16세기 이후 사용하던 주요 화포인 불랑기(佛狼機)가 실전 배치 장소인 인천 강화군 건평돈대에서 최초로 확인돼 학계는 물론 역사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화군은 양도면 건평돈대(인천시 기념물 제38호)에서 불랑기 모포(母砲) 1문이 출토되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건평돈대는 강화군의 의뢰로 인천시립박물관이 발굴 중이다.

조선군은 숙종 5년(1679) 강화도 방비를 위해 주요 요충지에 48개의 돈대를 건설했는데 건평돈대는 당시 쌓은 돈대 가운데 하나다. 기록에 의하면 각 돈대에는 유사시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2~4개의 포좌를 설치하고 불랑기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 발굴에서 그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돈대는 병자호란 이후 유사시 왕실의 안전을 책임지는 강화도의 방비를 위해 외적의 침입과 움직임을 탐지하고 상륙을 저지할 목적으로 쌓은 조선후기 대표적 군사시설이다. 숙종 5년 해안 요충지에 48개를 쌓은 이후 6개를 추가로 건설해 모두 54개가 강화도 해안 4면을 둘러쌌다.

한편 이번에 건평돈대에서 출토 된 불랑기는 실전배치 장소에서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학술적·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건평돈대 불랑기 모포는 이미 보물 861호로 지정된 불랑기 자포(1563년)에 비해 시기는 늦으나 화포의 실전 사용처에서 출토되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한다.

건평돈대 불랑기는 조선시대 무기사 연구는 물론 조선후기 도성과 강화도 방비체계 연구에서 보기 드문 실물 자료이다. 아울러 현재 인천시에서 추진 중인 강화 돈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과 관련해 유적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포신에 남겨진 명문을 통해 불랑기가 1680년(숙종 6)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고, 제조 관청도 확인돼 조선시대 무기사와 국방 체계를 연구하는데 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불랑기는 16세기 유럽에서 전해진 서양식 화포의 일종으로, 포문을 통해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전통 화포와 달리 현대식 화포처럼 포 뒤에서 장전을 하는 후장식 화포다.

불랑기는 포신인 모포와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자포로 분리되어 있는데 모포 뒷부분에 자포를 삽입한 뒤 불씨를 점화해 발사한다. 보통 1개의 모포에 5개의 자포가 세트를 이루면서 빠른 속도로 연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불랑기와 발굴 현장은 26일 오후 2시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 건평리 건평돈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아시아투데이

건평돈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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