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장애 청소년 40%, 취업도 진학도 못해

[편집자주] '제19대 대통령선거에 투표권은 없지만…' 논란 속에 만 18세 선거권은 이번에도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세대로서 할 말은 많다. 기성세대가 오늘 내린 결정은 결국 내일 이들의 몫이다. 각각 사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18세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목소리를 모았다. 미래세대를 향한 주요 정당 대선후보 5인의 답변도 함께 담았다.

[[18세, 19대 대통령에게 묻다] ①장애 청소년-1. "성인되면 어디로…자립지원 절실"]

장애학생의 40%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등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거나 취업한 학생 비율이 60%에 그쳤다. 진학과 취업 모두 하지 못한 장애학생은 성인이 된 후 자립 기회를 잡기 더 어려워진다.

지적장애2급 정운식군(17)의 어머니 박미향씨(46)는 2년 후가 걱정이다. 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성년이 된 아이가 갈 곳이 없다"며 "자립 지원정책도 없고 센터, 복지관 등의 치료 지원 등도 성인이 되면 끊긴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특수교육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의 40.6%가 미진학·미취업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38.2%)보다 2.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전국 특수학교 혹은 일반고교 특수학급 학생을 말한다. 2016년 기준 대상 학생 수는 총 8만7950명이다. 이중 고등학생이 2만3943명 있다. 연간 8000여명의 장애학생이 사회로 나오는데 3000명 넘는 수가 취업도 진학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이는 셈이다. 이들은 학교를 졸업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와 소통 공간을 잃게 된다.

먼저 진학률을 보면 2016년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69.8%지만 특수교육대상자는 약 46%에 그친다. 그나마 상당수(65%)는 전공과에 진학한다. 전공과는 2년제로 특수학교 등에 설치된 일종의 직업훈련 과정이다.

국내 4년제 정규 대학 숫자가 넘쳐난다고 해도 장애학생에게는 여전히 벽이 높다. 장애학생 전형 등으로 입학할 수 있지만 실제 장애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대학은 손에 꼽힌다.

취업률도 일반 학생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고등학교 특수교육 졸업자 가운데 단 13%만이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의 졸업생 취업률(2013~2015년 평균)이 40%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1~4분의1 수준이다.

한 특수학교 교사는 "청년 취업난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장애학생은 2배, 3배 그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해당 통계자료에서 '장애학생 교육·고용기회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진학·미취업 학생은 졸업 후 각종 기관과 센터 지원도 더 이상 받기 어렵다. 보육시설에서 자란 장애학생 상황은 더 심각하다. 몸이 불편하지만 성인이 됐다는 이유로 자립 여부와 상관없이 시설을 떠나야 한다.

제빵사를 꿈꾸며 학교에서 제빵수업을 듣기 시작한 정군은 "제가 좋아하는 초코빵을 주변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어머니 박씨는 "성인이 된 후 취업을 못하면 집에서 부모와만 생활하고 사회와 소통이 단절된다"며 "장애학생 부모가 나이 들면 자녀와 동반 자살을 시도하게 되는 이유"라며 개탄했다.

20대 국회에 현재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일부개정법률안' 6개가 계류 중이다. 법안 내용은 대부분 고용시설에 장애인 고용 의무를 강화하거나 이를 지원하는 방식에 집중돼 있다. 장애학생이 성인이 됐을 때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통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찾기 힘든 게 우리나라의 현 주소다.

진달래 기자 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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