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1 (금)

‘방학은 끝났다’ 퇴임 후 첫 연설, 정치활동 재개 시동 건 오바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95일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바바는 24일(현지시간) 시카고대학에서 대학생 등 청년들과 타운홀 미팅을 했다. 시카고|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 있었나요?”

유머는 여전했다. 검은 정장 차림에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대통령 시절보다 훨씬 자유로워 보였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55)이 24일(현지시간)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청년들과 만나고 연설을 하며 대외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난 지 95일 만이다. 오바마는 이날 시카고대학에서 ‘공동체 조직과 시민참여에 관한 대화’를 주제로 90분에 걸친 타운홀 미팅을 한 데 이어 공개 연설을 했다.

오바마는 청년들에게 “실패는 끔찍하지만 때로는 실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사회가 점점 더 개인주의적으로 돼간다며 공동체의 일에 더 많이 끼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35년전의 나처럼, 누구든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그 길을 걷기 쉽게 해줘야 한다”면서, 자기 이름을 건 재단을 활용해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정치에 도전하기 전 시카고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공동체 조직가 활동으로 기반을 닦았다.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 시절의 자신같은 젊은이들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민자 공동체와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 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말은 피했다. 전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정치행위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불문율이다. 조지 W 부시도 오바마에 대해 가타부타 말한 적 없다.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까지 “새 정부가 뭔가 잘못한다면 할 말은 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첫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에게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벌어진 온갖 사달에 지친 이들은 오바마가 다시 나타나주길 고대한 것처럼 보였다. 이날 연설을 앞두고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방학이 끝났다”고 썼고 CNN은 “오바마가 돌아온다(Obama Returns)”고 했다. 마치 ‘왕의 귀환’을 기다린 듯했다. 여전히 인기가 높은 오바마가 정치 일선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 않으나, 내년 상·하원 중간선거 전까지는 강연과 저술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비즈니스는 오바마가 오는 9월 월가에서 열리는 행사에 40만달러를 받고 강연하기로 하는 등 초청 스케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