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2등급 이상 오른 공부법]
4명중 1명, 사교육 아예 안받아
82% "공부한 내용 요약해 정리"… '나만의 공부계획표'도 향상 비결
그 결과 성적을 올린 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 학습'에 있었다. 이들은 자율 학습 시간이 보통 학생들보다 길고 자신만의 공부 계획표를 갖고 있었다. 특히 내신 성적을 2등급 이상 올린 '3%' 학생들은 이런 특징이 더 뚜렷했다.
◇2등급 이상 상승 학생 77.4% "3시간 이상 자습"
내신 성적이 2등급 이상 오른 학생들은 시험 기간을 제외한 평상시 3시간 이상 자율 학습을 한다는 경우가 77.4%에 달했다. 일반 학생들(16%)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치다. 2등급 이상 오른 학생 중 3~4시간 자습하는 학생은 전체의 24.2%, 4~5시간 자습하는 학생은 22.1%로 나타났다. 5시간 이상 자습한 학생은 31%였다.
반면 일반 학생들은 1시간 이상~3시간 미만 자습하는 경우가 56%로 가장 많았고, 자습을 하루에 1시간도 안 한다는 학생도 28%에 달했다.
반대로 성적이 향상된 학생들은 사교육을 적게 받았다. 내신 2등급 이상 올린 학생들 가운데 4명 중 1명(26.3%)은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학원에 다니더라도 1시간 미만인 경우가 11.6%였고, 22.6% 학생들은 1~3시간 학원 수업을 들었다고 답했다.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은 "상대평가 속에서 내신 성적을 올리려고 학원을 많이 다니지만 그럴 경우 수업만 듣고 내 것으로 소화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성적 올린 학생들의 자율 학습 시간이 길다는 것은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진학사 황성환 기획조정실장은 "많은 학생이 불안한 마음과 습관으로 학년이 올라가도 학원을 계속 다닌다"며 "학년이 높아지면 오히려 학원 수업은 줄이고 자기 학습 시간은 늘리는 것이 성적을 올리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나만의 공부 계획표, 시험 시간 관리도 비결
2등급 이상 성적이 오른 학생들의 69.1%는 "나만의 공부 계획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일반 학생들(40%)의 두 배에 가깝다. 성적 향상 학생 중에선 '매일 해야 할 공부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 순서대로 한다'는 학생들이 72.6%(일반 학생 53%)였다. 또 공부한 내용을 요약해 정리한다는 비율도 성적이 오른 학생은 81.9%로 일반 학생(60%)보다 크게 높았다. 2등급 이상 성적을 끌어올린 학생 가운데 55.9%는 수업이 끝난 뒤 노트를 복습했지만, 일반 학생들은 31%만이 노트를 다시 꺼내 학습했다.
성적을 올린 학생들의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시험 시간 관리'였다. 2등급 이상 성적을 올린 학생 가운데 "시험을 볼 때 문제의 수·종류와 배점에 따라 시간을 분배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62.6%였지만, 보통의 학생은 31%에 불과했다.
진학사 측은 "성적이 오른 학생들은 시험의 특성과 방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이 학생들은 효율적으로 문제 푸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항목에서는 2등급 이상 성적이 오른 학생들(86%)과 보통 학생들(83%) 간 큰 차이가 없었다. 고교에서는 기본적으로 다들 열심히 공부한다는 얘기다.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고교 내신은 모두 다 죽어라 달리는 '육상 트랙'과 같은데, 거기서 등급을 올리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우"라며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길고, 거기에 요령까지 터득한 아이들만이 성적을 올린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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