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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국경장벽 예산안 놓고 트럼프·민주당 충돌…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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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7년 추가 지출 예산안을 두고 야당인 민주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에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예산안이 오는 28일까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경찰·소방 등 일부 필수적인 기능을 제외한 연방정부 업무가 잠정 중단된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은 국경 장벽이 마약이나 나쁜 'MS-13(중미 엘살바도르 출신 갱단)'을 막을 수 있음에도 장벽에 돈을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가 먼저 예산을 투입하면 추후 멕시코가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국경 경비 예산의 일부로 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9월 말까지는 장벽 건설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길 원한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는 국경 장벽 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예산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은 멕시코 장벽 건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NBC에 "장벽은 부도덕하고, 비싸고, 어리석다"며 "납세자들에게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의 상원 의석은 52석으로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킬 수 있는 60석에 미치지 못해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국경 경비 예산과 오바마케어(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 예산을 맞바꿀 수 있다"며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양당 모두 정부 셧다운을 원하지 않는 만큼 극적으로 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WP는 "이번에는 장벽 건설 비용을 제외하고 오는 9월 논의될 2018년도 예산안에서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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