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민간주도 우주개발…일본판 스페이스X 카운트다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달아오르는 亞 우주경쟁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우주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이 최근 자체 개발한 첫 화물우주선 발사에 이어 실험용 우주정거장과의 도킹(연결)에 성공하면서 '우주 굴기'를 과시한 가운데 일본도 이에 질세라 우주산업 청사진을 내놨다.

중국이 철저히 국가 주도형인 데 반해 일본은 미국처럼 민간 우주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차별화된 전략을 취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일본 정부가 우주 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하기 위한 방책으로 '우주산업 비전'을 종합해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진행해온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유망한 벤처기업을 선정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우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동시에 신규 우주산업 육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달로 관광객을 보내겠다는 일론 머스크처럼 일본판 '스페이스X'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관련 법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특히 인공위성을 둘러싸고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최대한 기업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관련 법에 명기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내년 정기국회에 관련 법 개정안을 제출해 제도를 정비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현재 위성 발사 과정에서 낙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정부가 민간 보험업체와 함께 보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보상 모델을 우주 공간까지 넓혀 위성사업 전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쏘아올린 위성이 타사 위성과 충돌해 거액의 손해배상이 청구될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을 정부가 보상하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위험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기업 유치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일부 벤처기업이 우주 사고에 대비한 법률이 마련된 영국, 네덜란드 등으로 거점을 옮긴 사례가 있어 관련 법 정비가 완료되면 외국 벤처기업들이 일본에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 분야 비즈니스 콘테스트를 개최해 참여 기업 중 장래가 유망한 기업에는 정부 계열 금융기관과 산업혁신기구 등 벤처캐피털(VC)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의 수요가 많은 소형 로켓 전용 발사장도 추가로 건설한다. 현재 일본 내 우주선 발사대는 가고시마현에 설치된 2곳에 불과해 당장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더라도 발사 수요를 충당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신설 발사장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조사하는 정부 내 부서를 올해 안에 신설해 발사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문부과학성 소속 독립 행정법인인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모든 우주 역량을 집중해온 일본이 민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선 것은 꾸준히 성장하는 우주산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정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위성산업협회가 발표한 2014년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2030억달러(약 229조7600억원)로 2008년 대비 40% 성장했다. 미국 유럽 등 우주 선진국에서는 벤처기업이 독자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에 뛰어들어 성장성을 인정받아 투자를 이끌어내는 사업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스페이스X는 인공위성 4000개 이상을 활용해 전 세계에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구상을 발표했으며, 싱가포르 우주벤처 아스트로스케일은 이미 19년 전부터 우주 쓰레기 제거를 위한 소형 위성을 개발하면서 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아직도 국가 주도로 미국·러시아와 어깨를 겨루는 우주 강국에 도전하고 있다. 우주 기술은 미래 군사력을 좌우하는 만큼 국가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2년까지 첫 우주정거장을 완성해 가동하는 것을 당면 목표로 삼았다. 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중국인 우주비행사들이 1년 이상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일 자체 개발한 첫 화물우주선 톈저우 1호를 발사해 이틀 만인 22일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2호와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더 나아가 우주 이주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은 톈저우 1호에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생식세포로 분화시키는 실험물과 장비를 탑재했다. 신화통신은 "우주에서의 인간 출산과 생식 영향 등을 연구해 우주에서 인류가 생육을 이어가며 생활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영신 기자 /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