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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도시바 인수` 돌파구 만든다…日 방문한 최태원 SK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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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4개월 만에 출국금지에서 풀려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일본을 찾았다. SK그룹과 업계에선 도시바 반도체부문(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경쟁사에 한발 늦은 SK하이닉스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돌파구가 최 회장의 출장기간 중에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을 상대로 "(일본) 현장을 보고 나서 얘기하자"며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이날 만난 도시바 경영진을 비롯해 사흘로 예정된 일본 출장기간 중 일본 관계와 재계 핵심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인수전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어 출장 기간 역시 길어질 수도 있다. SK그룹은 '입장을 설명하고 현재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이며 이번 출장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는 매각주체인 도시바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정부와 재계, 여론의 향방도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당장 도시바메모리 직원에 대한 고용유지 등은 물론 첨단기술의 유출에 대한 염려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SK그룹에서는 인수 관련 구상은 물론 고용·기술유출 방지 등 비(非)가격요소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위해 최 회장이 직접 면담에 나서 진정성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로키(low key)' 전략을 취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돌출발언이나 공격적인 행보 등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최근 "도시바 이해 관계자들이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원하는 범위 내에서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인수전 파트너 확보다. 경쟁사들은 미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들을 끌어들인 연합전선을 꾸리고 있으나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미국계 베인캐피털과 공동전선 구축에 머물러 있다. SK그룹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만 밝혔다.

도시바는 다음달 2차 입찰을 거쳐 오는 6월 초 도시바메모리 임시 주총 전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수전이 달아오르면서 현재는 인수 후보들 간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는 SK하이닉스 외에 미국 통신 반도체 회사인 브로드컴, 사모펀드인 KKR, 도시바와 욧카이치공장을 공동운영 중인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폭스콘) 등 5개사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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