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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커튼콜] 혁오의 스물다섯, 찬란하지만 공허한 청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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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유쓰(youth)'라는 청춘의 단어 속에 찬란하지만, 흘러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불안한 감정이 있다. 정규앨범을 통해 그동안의 음악적 마침표를 찍으려고 했다. 공허하고 염세적인 느낌을 이번 앨범에도 담았다."

혁오(오혁 임동건 임현제 이인우) 첫 정규앨범 '23' 발매 기념 음감회가 24일 서울 용산구 디뮤지엄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임현제는 이날 "앨범을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했고, 오혁은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떨린다. 2년 동안 열심히 만든 앨범이다. 또 열심히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진 음감회에서 공개된 '버닝 유쓰'는 곡 초반부에 웅장한 베이스 음을 지나 경쾌한 리듬이 깔리는 첫 트랙이었다. 타오르는 열정, 넘치는 에너지의 청춘이 아닌 불타버린 청춘에 대한 노래다. '도쿄 인'은 '건너 건너 본 적 있었던가/ 근데 난 왜 오늘따라 한가한가' 등의 가사를 담은 곡으로, 혁오가 지난해 슬럼프를 겪던 가운데 일본 시부야에 갔던 감정을 표현했다.

더블 타이틀곡 '가죽자켓' '톰보이' 뮤직비디오는 음원과 함께 공개됐다. 관계자는 '가죽자켓' 뮤직비디오에 대해 "'와리가리' 뮤직비디오를 만든 ouikim 감독이 제작했다. 어른이 싫은 아이, 어른을 닮은 아이, 친구들에게 짓굿은 행동을 하다가 가까운 사람을 떠나게 하는 아이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톰보이'는 영화 '라붐' OST '리얼리티'에서 착안해 '사랑이 끝난 후에야 볼 수 있었던 모습들'에 대해 노래했다. 달지만 쓴 사랑의 감정을 가사에 녹여냈다. 박광수 작가가 작업한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사랑과 관련한 달지만 쓴 감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외에도 '2002월드컵' '다이 얼론' '지정석' '서프 보이' 등이 스피커를 타고 전해졌다. 새 앨범은 전작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더욱 폭 넓은 음악을 시도한 듯이 보였다. 붉은 의상을 입고 몽골 사막 등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완리'는 '전방의 달이 참 기묘하다/ 바다 위의 배들은 보이지 않는구나/ 어제의 후회는 잊었다/ 오늘의 일도 다 잊었다'는 가사를 중국어로 불렀다.

오혁은 "2년 전부터 고민했던 앨범이다. '20' '22' EP앨범을 냈는데, 예상치 못하게 운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새로운 메시지와 주제를 갖고 앨범 작업을 하는 게 맞는 건지, 기존 정서를 마무리한 후 다음 앨범으로 넘어가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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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오는 지난 2014년 9월 미니앨범 '20'을 발매한 뒤 2015년 5월 '22'를 발표했다. 인디신에서 주목받다가 MBC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혁오의 첫 정규앨범은 전반적으로 무거운 느낌이었다. 2년 동안 정규앨범을 작업하면서 슬럼프를 겪었던 영향이 컸다.

오혁은 "앨범을 만들다가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다. 자조적인 음악을 하려다가 슬럼프가 와서 자연스럽게 우울한 분위기가 됐다"며 "'20' '22'를 작업할 때는 불안하거나 우울한 음악을 하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분노도 그대로 담겼더라. 데모 작업을 할 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대중적이라고 봤는데, 마스터링을 한 뒤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전 앨범에서는 노래에 메시지를 주되 결말은 주지 않으려고 했다. 새 앨범에는 결말을 주지 않으려고 한 것보다는 저도 결말을 잘 모르겠더라. 상황만 나열됐지만, 결과는 주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20대 중반인 스물 다섯살이 된 혁오 멤버들은 '가죽자켓' '톰보이'의 가사처럼 빛나지만 힘겨운 청춘을 지나고 있었다. '23'은 잘하고 싶지만, 세월에 끼어 주저하는 청춘의 단상을 실어낸 앨범이다.

오혁은 "앨범을 작업하면서 동화를 만들었다. 추가적인 부연 설명과 기초로 해서 작업이 이뤄졌다"며 "혁오의 스물 다섯 살은 한 문장으로 '이제 나는 어떡하지'라는 느낌이다. 아이유와는 조금 다르다"고 밝혔다.

오혁은 앞서 아이유의 네 번째 정규앨범 수록곡 '사랑이 잘'에 피처링에 참여했다. 동갑내기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사랑이 잘'은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오혁은 "'사랑이 잘' 음원을 이기고 싶다. 1위를 하고 있는 '팔레트' 음원도 이기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혁은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런 상황을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처음 경험한 일들이었다. 많은 부담이 있었다"며 "대중성이나 그동안 고민하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하는 상황이었다.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시도했으나 방법을 몰라서 이런 앨범이 나온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네 명이 모였을 때는 돈을 많이 벌거나 록스타가 되자고는 하지 않았다. 멋있는 음악을 오래 하려고 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는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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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99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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