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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현대모비스 공학교실] 연비·가격·무게를 동시에 잡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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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하이브리드차량에 장착되는 모터. [사진 제공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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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연기관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출가스가 그 원흉으로 꼽히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각국은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비에 대한 규제를 신설하고 이를 강화해나갔다. 이에 각 업체들은 배출가스를 줄이면서 연비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엔진에 더해 전기모터를 보조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자동차로 고속 주행시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저속구간에서 모터를 돌려 연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모터의 출력에 따라 '스트롱' 하이브리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나눌 수 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차란 엔진의 구동력 없이 모터의 출력으로만 차량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강한 출력의 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를 말한다. 현재 도로상에서 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대부분 이 스트롱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볼 수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는 '스트롱' 하이브리드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출력의 모터를 쓰는 대신 시스템 구조를 최대로 단순화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시동발전기를 교체하는 수준의 단순한 작업만으로도 15% 이상의 연비개선 효과를 볼 수 있어 기존 하이브리드 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범용성이 크게 앞설 것으로 기대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의 핵심 부품은 'MHSG(Mild Hybrid Starter and Generator)'라는 시동발전기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차는 물론 일반 내연기관 차에도 시동을 걸고 차량 내 전장품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시동발전기는 있다.

하지만 MHSG는 이에 더해 엔진 구동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추가로 수행한다. 즉 기존 스트롱 하이브리드 차가 시동발전기에 더해 구동모터를 별도로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는 시동발전기의 출력을 높여 하나의 모터로 하이브리드를 구현한 것이다. 또 MHSG는 감속할 때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 제동 기능과 정차 시에는 엔진을 껐다가 출발할 때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주는 ISG(Idle Stop and Go)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에서 '48V'는 차량 내부의 전압을 의미한다. 기존 차량에 적용된 전자장치들이 보통 12V 전압을 쓰는 것을 감안하면 4배나 높은 전압을 쓰는 것이다. 전력은 전압과 전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4배 높은 전압을 사용하면 같은 전력을 내더라도 전류는 이에 반비례해 4분의 1로 줄어든다.

이렇게 전류가 저감되면 1차적으로 전기의 통로인 전선 굵기가 줄어들어 전선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차량에 적용되는 전자장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차량 내 배선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48V 시스템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전류가 감소하면서 중간에 새는 동력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전자장치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전압을 높이면 전장부품이나 반도체 전력소자의 사이즈를 줄일 수 있어 재료비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의 구조를 단순하게 형상화해 보면 엔진과 벨트로 연결되어 있는 MHSG가 가속 시에는 엔진의 동력을 보조하다가 감속 시에는 회생 발전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킨다. 발생된 전기는 인버터를 통해 증폭되어 전압을 변환해주는 컨버터를 거쳐 48V 배터리와 12V 배터리에 각각 저장되고 이후 차량 내부의 전장부품들을 구동시키는 데 활용된다.

국내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인버터 일체형 MHSG와 컨버터 일체형 배터리 시스템 등 48V 전원부품과 iMEB(전동식회생제동장치), MDPS(전동식조향장치) 등 48V 사양에 맞는 전장품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에 착수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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