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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맨몸 막아선 베네수엘라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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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도중 장갑차 앞에 홀로 선 여성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탱크맨’ 연상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장갑차 앞을 한 여성이 가로막고 서 있는 장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한 여성이 맨몸으로 장갑차를 멈춰 세웠다”며 “1989년 6월 5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탱크를 막아선 맨몸의 남성을 연상케한다” 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성은 전날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극심한 식량난과 실업률에 시달린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몇 달전부터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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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스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 중이 베네수엘라 국가경비대.[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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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위 남성이 화염병을 들고 국가경비대와 대치하고 있다.[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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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격화된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경비대의 수송용 장갑차를 카라카스 시내로 진입시켰다.

시위대 중 3명이 진압 과정에서 숨져 거리는 아수라장이었다. 국가경비대의 발포로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거리에는 시위대가 던진 깡통, 유리병들로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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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비대의 장갑차 앞을 가로막은 맨몸의 여성. 장갑차는 후진하더니 멈춰섰다.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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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 여성이 장갑차가 있는 길 한가운데로 나가 섰다.

이 여성은 머리에 빨강ㆍ파랑ㆍ노랑의 베네수엘라의 국기 색깔이 들어간 모자를 쓰고 목에는 베네수엘라 국기를 두른 채 장갑차에 맞섰다.

주변에서 폭발음이 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럭의 앞부분을 손으로 막았다.

이 여성이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자 스피커를 통해 경고하고, 장갑차에 타고 있던 군인이 깡통 같은 걸 여성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여성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장갑차는 후진하다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 몇 분간의 장면은 베네수엘라의 뉴스채널 ‘라 파티라’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이 장면이 담긴 유투브 영상은 조회수가 수시간 만에 44만회가 넘었다.

하지만 아직 이 여성의 이름과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이 여성을 보고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광장으로 들어오던 탱크 4대를 맨몸으로 막아낸 왕웨이린(王維林)을 떠올리는 이가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탱크에 맞선 왕웨이린의 사진은 민주화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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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6월 5일 톈안먼 사태 당시 4대의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 선 왕웨이린. [위키피디아]



베네수엘라 인권운동가 릴리안 틴토리는 이날 저녁 연설에서 “카라카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 여성을 보라. 장갑차가 무슨 방도가 있었겠느냐. 결국 장갑차를 멈춰세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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