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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할말 하는 佛 재계 … 할말 못하는 韓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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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극우 뽑지 말아달라" 우린 눈치 보느라 입 닫아


프랑스 1차 대선이 23일(현지시간) 열린다. 프랑스는 물론 국제사회가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행여 극우.극좌 후보가 결선투표에 오를까봐서다. 프랑스 대선은 치열한 4파전이다. 우파가 둘, 좌파가 둘이다. 그중 마리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극우파, 장뤼크 멜랑숑 좌파당 대표는 극좌파다. 만약 두 극단주의자가 결선에 오르면 프랑스 유권자들은 도리 없이 극우와 극좌 가운데 한 명을 골라야 한다. 결선투표는 5월 7일 실시된다.

먼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를 비롯한 경제학자 25명은 지난 18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지에 공동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은 르펜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르펜은 유럽연합(EU)과 유로존에서 탈퇴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EU 창설을 주도한 원조 회원국이다. 프렉시트, 곧 프랑스의 EU 탈퇴가 몰고올 파장은 브렉시트(영국 EU 탈퇴)에 비할 비가 아니다. EU는 영국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없는 EU는 상상하기 어렵다.

프랑스 기업인들도 바싹 쫄았다. 극단주의자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 전반에 큰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업인 200여명은 며칠 전 르몽드에 극단주의 후보를 찍지 말라고 호소하는 글을 실었다. 극좌 멜랑숑은 최저임금을 월 1326유로(약 161만원)로 15% 올리겠다고 말했다. 또 연봉 40만유로(약 4억9000만원)가 넘는 고소득자에겐 소득세를 90% 물리겠다고 말했다. 경쟁을 장려하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90% 세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극우 르펜은 반이민, 반이슬람 정서를 부추긴다. 높은 실업률에 좌절한 프랑스 청년들은 르펜을 열성적으로 지지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번영한 국가들은 이민자를 포용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합리적 주장은 당장 난민들이 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감정적 주장 앞에 힘을 못 쓴다.

프랑스 대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후보들마다 퍼주기 복지 공약을 입에 달고 산다. 재벌개혁은 공통 사항이다. 기업들은 내심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보복이 두려워 입을 꼭 다문다. 제 목소리를 내는 프랑스 기업인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시장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기업과 권력부터 대등한 관계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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