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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미셸 뷔시, "작가에게 성공의 레시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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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프랑스 추리문학은 북유럽이나 미국의 추리문학과 다르다. 프랑스 추리소설에는 시적 감각이나 경이적 느낌이 녹아 있다."

프랑스의 인기 추리소설가 미셸 뷔시(52)가 방한했다. 아시아의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그는 19일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루앙대 지리학 교수이자 정치학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소장인 그는 1990년대부터 소설을 써왔지만 오랫동안 무명 작가로 지냈다. 2012년 핏줄에 대한 집착을 그린 추리소설 '그림자 소녀'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해에는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그의 신작 '절대 잊지 마'(달콤한책)는 국내에도 출간됐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지리학과 글쓰기가 모두 열정의 대상이다.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이 과거에는 더 중요했지만 지금은 글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항상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지리학자답게 그는 지리적 요소를 소설에 녹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검은 수련'은 모네의 마을로 알려진 지베르니가 배경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추리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미술이나 역사, 화가의 인생 등 여러 요소가 녹아 있다. 그는 "인물을 특정 장소에 넣는 걸 좋아한다. 인물의 정체성은 그가 사는 장소에서 나온다. 특정 장소에 갇혀 있음으로 해서 가족이나 친구 같은 관계들이 부각될 수 있고 드라마나 비밀이 생겨날 수 있다. 장소가 중요한 건 프랑스 추리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짓말과 트릭을 통해 만들어내는 '반전' 소설로 정평이 난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프랑스의 경우 대선 투표를 앞두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부패 스캔들이 터지고 있다. 문학에서는 거짓과 진실 사이를 오가는 일이 재미있는 일이지만, 정치인들의 거짓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도 말했다.

드라마 같은 성공을 거둔 작가로서 그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작가들에게 성공의 레시피는 없다. 좋은 소설이나 작가를 따르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자기만의 직감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열심히 쓰는 게 중요하다. 무명 작가도 처음엔 완벽한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 누구도 결점이 보이는 작품은 읽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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