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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美, 한미 FTA 재협상 공식화, 한국경제 초비상…펜스 미 부통령 “재협상 및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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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해준ㆍ배문숙 기자]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한국경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벗어나 대외불안을 해소하는 듯했으나 미국이 FTA 재협상을 공식화하면서 더욱 큰 불안 요인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을 모색하던 상태에서 미국의 FTA 재협상 요구는 우리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일정 마지막 날인 1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발효된지 5년이 지난 자유무역협정의 재검토(review) 및 개정(reform)을 추진할 것”이라며 FTA 재협상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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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은 이어 “한미 FTA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이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이 첫 방한에서 FTA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개정 의지를 밝힘에 따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개정 요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아메리카 퍼스트’와 ‘보호무역주의’의 기조하에 무역 적자와 일자리 감소를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론을 거론해왔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FTA 재협상 요구를 피하기 위해 셰일가스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대미 무역흑자를 감축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올 1~3월 중 대미 무역흑자를 대폭 축소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으나 미국 신정부를 설득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이번 펜스 미 부통령의 FTA 재협상 공식화에 따라 앞으로 미 상무부 또는 무역대표부(USTR)가 구체적인 재협상 요구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줄곧 관심을 기울여왔던 법률과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시장에 대한 추가개방과 쇠고기 등 농산물 수입확대 또는 무관세화 등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의 기술규제 등 비관세장벽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미국의 FTA 재협상이 공식화면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우리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며 우리경제가 부분적이나마 회복세를 타고 있던 상태여서 그 타격은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초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미 정부는 물론 암참 등을 통해 한미 FTA의 상호 호혜적 성과를 적극 알렸으나 성과를 내지 못해 전면적인 대미 협상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펜스 부통령은 암참 연설 행사를 끝으로 2박 3일간의 첫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연설 이후 곧바로 오산 공군기지로 향한 그는 전용기편으로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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