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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2.5%→2.6%…한국은행, 왜 경제성장률 전망치 올렸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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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이후 처음 상향 조정

"국내 경기를 보는 눈이 밝아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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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전격 상향 조정한 것은 올해 초 우리 경제의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를 ‘단기 저점’으로 본 ‘바닥 탈출론(論)’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한은 금통위 “성장세 다소 확대”

이주열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6%로 0.1%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것은 지난 201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당시 3.8%에서 4.0%로 0.2%포인트 올렸다.

<본지 3월30일자 [긴급 경기진단]①‘바닥 탈출론’ 스멀스멀..韓 경제 봄볕 드나 기사 참조>

이는 경기를 보는 한은의 눈이 한층 밝아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소비가 여전히 저조했으나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실제 수출은 지난해 11월 2.3% 증가(전년 동기 대비)로 돌아선 이래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늘었다. 이번달 1~10일 수출도 6.1% 증가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이 선봉장이었는데, 이런 수출 증가세는 생산과 설비투자까지 끌어올렸다.

금통위는 또 “고용 상황은 취업자 수가 제조업에서 감소 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업에서 증가세가 확대되는 등 부진이 완화됐다”면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출이 세계 경제의 회복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지속하고 내수도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완화 등으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집계한 지난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2월 소매판매도 3.2% 증가하며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는 “소비는 심리 위축 지속 등올 전망 수준을 다소 하회할 것”이라던 지난 2월 당시 판단보다 한층 더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한은 내부에서는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수 있다는 기류가 부쩍 돌았다.

경제계 전반도 올해 초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이라는데 이견이 거의 없다.

정부는 이미 경기 회복세를 사실상 공식화한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4월호(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함에 따라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하는 등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으며, 다른 민간 경제연구기관들 역시 이를 검토하고 있다.

◇“추세적인 상승 국면 판단은 일러”

다만 추가적인 완연한 상승 국면으로 갈 것이라는 판단까지는 아직 이르다. 한은이 상향 조정을 했다고 해도 연 성장률 2.6%다. 지난해(2.8%)보다도 절대적인 수준은 낮다.

시계를 넓혀보면, 최근 몇년째 지속되고 있는 ‘L자형 불황’ 국면을 벗어날 가능성까지는 거론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 한 사립대의 경제학 교수는 “장기적인 L자형 불황도 세세하게 뜯어보면 그 안에 단기적인 등락은 있다”고 했다. 이번 회복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전망치를 올리려는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거시경제 담당자들도 경기가 확 살아날 수 있을지 여부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고 있다.

나중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 경제지표는 생각보다 더 좋았다”면서도 “추세적인 반등 국면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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