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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한국 저성장 구조 고착화…日은 4대 차별화 전략으로 불황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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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성장전략 분석 보고서

신흥시장서 현지화 승부 등 통해

판매량 늘리고 수익개선 이뤄내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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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고차 수출업체인 ‘비포워드’는 전체 매출액 중 70%를 아프리카에서 얻고 있다. 일본 내수시장 부진을 아프리카에서의 매출 증대로 만회하는 구조를 일궈낸 것이다. 비포워드의 수익개선 전략은 아프리카 개도국에 처음으로 ‘모국어로 거래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로 가능했다.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 구글은 최근 비포워드의 아프리카 진출 비결을 듣고자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우리 경제가 2%대의 저(低)성장 구조로 고착화되는 경향이 커짐에 따라 ‘잃어버린 20년’의 일본 장기불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낸 일본기업들의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KOTRA가 발간한 ‘저성장 시대, 일본기업의 성장전략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의 경상이익은 2013년(60조엔)을 시작으로 2015년(68조엔)까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000년대 0%대에 불과했지만 기업들이 주체가 돼 활로를 개척한 것이다. 일본기업들은 시장(해외시장 개척)과 제품(블루오션 개발), 가치(차별화 마케팅), 사업(M&A를 통한 사업다각화) 등의 4대 차별화 전략을 적극 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일본기업들의 수익개선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해외 신흥시장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었다. 유아용 기저귀로 아시아 1위, 세계 3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유니참이 대표적이다. 일본 기저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던 카오의 높은 벽에 고전하던 유니참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현지 사정에 맞게 가격을 절반으로 인하한 팬티 형 기저귀를 개발했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선 눈에 잘 띄는 노란색으로 상품을 포장하는 현지화 방법 등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일본기업들은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히트상품 개발에도 사활을 걸었다. 유니클로는 보온내의인 ‘히트텍’ 등 고기능ㆍ저가의 혁신적 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2001년 9월 영국 진출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11월말 기준 해외점포를 1,009개까지 늘렸다. 반면 일본 생활용품 기업인 무인양품(無印良品)은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라는 역발상을 통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밖에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던 후지필름은 2000년 이후 30건 이상의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의료기기, 의약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저성장 위기 시대에 우리기업들의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며 “잃어버린 20년을 이겨내고 재도약한 일본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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