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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차경섭 차의과대·차병원 명예이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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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차경섭 차병원그룹 명예이사장


평생 의료계 발전과 연구, 후학 양성에 힘써온 차경섭 차의과학대학교·차병원 명예이사장이 5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아들인 차광렬 차병원 회장이 그룹을 일구고 의과대학을 설립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차 명예이사장이1960년 개원한 차산부인과는 1984년 설립된 강남차병원의 모태가 됐고, 연구에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철학은 의대 설립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차병원 관계자는 "이사장님은 90세까지 매일 아침 7시에 열리는 의사들 세미나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실 만큼 꾸준히 공부하셨다. 다른 건 다 아끼면서도 연구비는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성품이 훌륭한 분이어서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낙태해 달라고 찾아온 산모들을 설득해 돌려보내곤 했는데, 그때 태어난 아이가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차 이사장을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차병원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1919년 출생으로 1941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55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의과대학에서 공부했다. 1962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연세대학교 외래교수와 고황재단(경희대학교) 이사와 이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40여 년간 학생 교육에도 이바지했다. 특히 1997년 차광렬 회장이 설립한 차의과학대학교에 장학금제도를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가 경제 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에는 아들 차 회장과 함께 400억원을 재단에 헌납하기도 했다.

의과대학을 운영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생식의학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이룩한 점을 평가받아 2005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제4회 서재필 의학상과 2009년 자랑스러운 연세인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 연세의료원에서는 의학적 공로를 인정해 고인의 이름을 딴 '김명선·차경섭·김인수 암연구상'을 제정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차 회장과 두 딸 광혜·광은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 국제회의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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