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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스텔라데이지호는 왜 그렇게 빨리 침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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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몇 개 안 되는 대형 선박…암초도 없는 깊은 바다에서 5분 만에 침몰해

CBS 시사자키 제작팀

- 적재중량 25만 톤인 벌크선 스텔라데이지호…화창한 대낮에 5분 만에 침몰
- 10년 전 중국에서 선체 외판 수리, 용접이 잘 안 되어 균열 발생했을 확률 있어
- 화물선 침몰 뒤 추가 DSC 조난신호.. 생존자가 보냈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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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3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길수 교수 (한국해양대)

◇ 정관용> 한국인 선원 8명이 타고 있었던 대형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 침몰했죠. 남대서양 우루과이 인근 해상에서 아직도 생존자를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선원 가족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는 입장을 밝힙니다. 어떻게 그렇게 큰 배가 5분 만에 침몰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 제기인데요. 전문가 한 분 연결합니다. 과거에 선장으로도 직접 일하신 경력을 갖고 있는 한국해양대학교 김길수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길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이게 엄청 큰 배라면서요?

◆ 김길수> 적재 중량이 약 25만 톤 되니까 전 세계에서 몇 개 안 되는 큰 선박에 들어가죠.

◇ 정관용> 전세계 몇 개 없어요, 이 정도가?

◆ 김길수> 제일 큰 게 재화중량 40만 톤이고요. 그다음에 30만 톤이 몇 척 있고 25만 톤이면 굉장히 큰 배에 속해 들어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주로 컨테이너 이런 것 싣고 다니는 거죠?

◆ 김길수> 아닙니다. 컨테이너선은 그만큼 큰 배가 없고요. 주로 석탄이나 광석이나 밀이나 이런 것들을 싣고 다니는 배입니다.

◇ 정관용> 석탄, 광석, 곡물 이런 것.

◆ 김길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배 갑판만 보면 거의 축구장만 하겠네요.

◆ 김길수> 축구장보다 더 크죠.

◇ 정관용> 더 커요? 그런데 이 사고가 난 게 한국시간으로는 밤 11시 20분, 현지 시간으로는 오후 1시 20분, 아주 밝은 대낮이었어요.

◆ 김길수> 네, 날씨도 좋았다고 하죠.

◇ 정관용> 그런데 그때 선장이 마지막으로 보낸 카톡이 본선 2번 포트 물이 샙니다. 여기서 2번 포트가 뭐예요?

◆ 김길수> 배를 선교에서 선수 쪽을 향하고 봤을 때에 왼쪽을 포트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스타보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말로는 좌현이죠. 좌현의 2번이라고 하는 것은 1번 선창부터 해서, 선창은 화물창입니다.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창. 1번, 2번 이렇게 되는 거니까 배의 왼쪽 두 번째 화물창에 거기에 구멍이 생겨서 침수가 됐다는 얘기죠. 그런데 그쪽에 침수가 됐을 경우에 대비해서 센서가 달려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침수가 되면 브리지에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구조된 필리핀 선원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한 5분 만에 배가 침몰했다는 주장인데 이렇게 큰 배가 5분 만에 가라앉을 수 있나요?

◆ 김길수> 가라앉을 수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길수> 이런 배 같은 경우는 안에 광석을 싣고 있었기 때문에 광석이 이게 비중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래서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물이 들어오면 부력을 바로 잃어버리고 너무나 무겁기 때문에 물속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5분 내지 10분 내에 배가 뒤집혔으니까 구명정이나 라이프레프트((life raft : 구명벌) 이런 것을 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을지도 모릅니다.

◇ 정관용> 배가 크지만 워낙 무거운 걸 싣고 다니니까 물이 조금만 들어와도 금방 가라앉을 수 있다?

◆ 김길수> 정확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왜 이렇게 물이 샜느냐를 밝히는 게 중요할 텐데 남대서양 우루과이 인근 바다는 무슨 암초가 많다든지 그런 바다입니까? 혹시 교수님 가보신 적 있으세요?

◆ 김길수> 저도 거기 통과를 했죠. 통과를 했는데 그쪽 해도도 다 기억이 나고 합니다만 그쪽에는 암초나 이런 게 있을 게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 김길수> 네, 엄청나게 깊은 바다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뭐 기상상태도 좋았다 그런 걸 보면 무슨 폭풍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 김길수> 그렇죠.

◇ 정관용> 결국은 그럼 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 아닐까요?

◆ 김길수> 배의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선원 가족들은 이게 25년 된 노후한 선박이라 사고가 났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길수> 그 부분도 상당히 일조했다,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저는 그것도 그것이지만 저 배를 중국에서 수리를 10년 전에 칭다오 부근의 어떤 수리조선소에서 했거든요. 그때 10년 전만 해도 중국이 수리조선기술이 아주 안 좋았고 그때 외판을, 선체 외판을 많이 깔았습니다. 깔았는데 중국 철판이 또 좀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 철판을 실력이 안 좋은 중국 기능공들이 외판을 붙이는데 그 과정에 용접이 잘 안 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용접이 안 된 그 부분에 계속해서 배가 운항하게 되면 배가 여러 가지 힘을 받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에 균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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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폴라리스 쉬핑' 부산지사에 차려진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사고 대책본부. (사진=송호재 기자)



◇ 정관용> 그런데 왜 우리나라 조선기술이 중국보다 앞서는데 우리나라에서 수리를 안 하고 중국에서 수리를 했을까요?

◆ 김길수> 조선기술하고 선박수리기술은 좀 다른 문제고요. 우리나라에는 저런 큰 배를 수리할 수 있는 공장이라고 할까요. 우리 전문용어로 플로팅독이라고 하는데 그런 시설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수리를 하긴 하는데 3만 톤 이하짜리만 부산 인근에서 수리를 합니다. 특히 25만 톤 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수리할 공간이 안 나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용접에 불량이 있을 수 있다, 또 그래서 운행 중에 그렇게 균열이 가서 물이 새거나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고 아까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김길수> 네, 종종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게 출항, 떠나기 전에 그런 걸 다 점검하지 않습니까?

◆ 김길수> 그렇죠. 출항 떠나기 전에 다 점검을 하죠. 그러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봐서 이제 출항을 한 거죠. 그걸 이제 우리가 항해감항성이라고 하는데, 항해감항성. 감항성이 없는 배는 출항하면 법에도 커버 안 되고 항만국 통제도 걸리고 출항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제 출항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던 거죠. 가다가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 정관용> 그럼 이게 선사 측 책임으로 봐야 합니까?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김길수> 선사는 기본으로는 안전관리를 하기는 했겠죠. 했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배가 노후화됐었고 그다음에 이제 중국이나 이런 데서 수리를 한 것이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선원들 기술이 잘못돼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렇죠. 선원들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김길수> 네.

◇ 정관용> 결국 선사 측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는 정확한 규명을 해 봐야 알겠죠, 그렇죠?

◆ 김길수>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러나 일단은 선사 측 책임이라고 봐야 한다. 이 말씀이죠?

◆ 김길수> 선사 측 책임 외에는 무책임 어디로 묻는다 하면 선사 측 외에는 책임이 있을 수가 없고요. 그러나 바다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일이 굉장히 많이 발생합니다.

◇ 정관용> 벌써 며칠 지났습니다마는 아직도 실종자를 찾고는 있는데 한 가지 희망적인 게 DSC조난신호라고 있습니까?

◆ 김길수> 디스트레스 시그날 콜(Distress Signal Call) )이라는 조난신호가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거는 11시 25분에 오고 그다음에 4시간 지나서 3시 54분에 오고 또 4시 57분 이렇게 세 차례에 걸쳐서 왔다는 것 때문에 이거는 이미 물속에 가라앉은 배에서 나온 조난신호는 아니라면서요?

◆ 김길수> 물속에 가라앉은 데서 오는 조난신호가 많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물속에 들어가는 것에서 나오는 것은 EPIRB(비상용위치표시무선장치)라고 이퍼브라고 그거는 물속에 들어가야 분리가 돼서 조난신호를 인공위성으로 발신을 합니다. 그런데 이 DSC 같은 경우는 일종의 전파이기 때문에 사람이 손으로 물 위에 손으로 수동으로 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거를 발신했다고 하는 것은 살아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빨리 빨리 수색을 해야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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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그러니까요. 본선은 한 5분 만에 빨리 침몰했다손 치더라도 어딘가 구명정이든 뭐든 타고 사람들이 이런 신호를 발생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길수> 그렇죠. 배는 빨리 들어갔다 하더라도 배 안에 있는 라이프레프트라고 있거든요. 그 라이프레프트는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이게 자동으로 터져서 물 위로 올라옵니다. 올라와서 이게 자동으로 펴지기 때문에 거기에 올라오면 그 부근에만 있으면 거기에 올라타면 살 수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신호를 보낸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최소한 그날 사고 나고서 한 대여섯 시간 이후까지도 살아있었음이 분명히 확인되는 거잖아요.

◆ 김길수> 분명하죠.

◇ 정관용> 지금까지도 우리가 생존 가능성은 조금 희망을 걸어도 좋겠습니까?

◆ 김길수> 그렇죠. 생존 가능성이 있죠. 그 안에 식량이 2~3일치 정도 있고요. 그 2~3일치라는 게 사람이 많을 때에 그런 것이고 사람 수가 적으면 또 오래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날씨도 나쁘지 않으니까 빨리 빨리 수색을 광범위하게 해야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희망을 갖고 정말 좀 전력을 다해서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길수> 네, 수고하세요.

◇ 정관용> 한국해양대학교 김길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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