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스텔라 데이지'호…남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 추정 '미궁'

사진=연합뉴스

남미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연락이 두절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는 2일 현재까지 정황으로는 침몰한 것으로 보입니다.

철광석을 싣고 운항하던 대형 화물선이 왜 갑자기 남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했을까.

스텔라 데이지호는 한국시간 지난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께 부산 해사본부에 선박 침수 사실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신한 뒤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구조된 필리핀 국적의 스텔라 데이지호 선원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월 31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께 선장의 지시에 따라 대다수 선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교에 모였지만 배가 급격히 왼쪽으로 기울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배에는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등 총 24명이 타고 있었고 현재까지 필리핀인 2명만 구조됐습니다.

스텔라 데이지호가 사고 당일 마지막으로 선사 측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2번 포트에서 물이 샌다는 말이 나옵니다.

현재 대형 화물선 선장으로 17년째 일하고 있는 A씨는 "배 앞쪽 왼쪽 두 번째 화물칸에서 침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26만t의 화물을 실은 대형 화물선에서 침수가 생기면 인력으로 막을 수가 없어 배는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고 원인과 관련 "화물하중 때문에 짐을 잘 분배해서 싣는데 아무리 계산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규모가 워낙 커서 화물칸마다 무게 차이가 생기게 된다"며 "이때 배가 조금 뒤틀리거나 휘어지기도 하고 항해 도중 큰 파도와 같이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가장 약한 부분이 찢어지면서 침수가 생기게 된다"고 광석 운반선의 약점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배가 침몰했기 때문에 출항지에서 화물을 어떻게 실었고 출항 당시에 선박 상태는 어땠는지, 침수 시 기상환경 등을 조사해야 정확한 침몰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광석운반선은 다른 선박에 비해 화물의 무게 때문에 침몰 속도도 빠르다"며 "선원들이 구명정이나 구명뗏목에 탈 시간적 여유가 없이 급박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A 씨는 "대형 화물선에서 근무하는 선원들은 평소 배에서 탈출하는 훈련을 했기 때문에 신속히 대피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구명뗏목에 올라탔으면 열흘 이상 충분히 버틸 수 있지만 구명복만 착용하고 바다에 있다면 저체온증 때문에 신속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풀리지 않는 다른 의문도 있습니다.

교신이 단절된 지 4시간이 지난 1일 오전 3시 54분과 3시 57분께 마샬 해난구조센터에 접수된 'DSC 조난신호'는 사람이 직접 버튼을 눌러야 작동합니다.

이 때문에 사고 초기 배가 바로 침몰하지 않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추정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배가 급격히 기울어 탈출이 어려웠다는 생존 선원의 진술을 보면 침수 직후 침몰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발생 13시간이 지난 1일 오후 1시 비상위치발신기(EPIRB) 신호가 수신된 것도 의문입니다.

선사 관계자는 "생존자 진술 등으로 미뤄보면 배가 5분안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정확한 침몰 원인은 알 수 없는 상태이고 EPIRB 등 조난신호가 왜 3차례 추가로 접수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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