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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6차 핵실험 동시다발 감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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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당국, 도발 징후 관련 분석

군 당국이 임박한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과거와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 징후에 대해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떤 특정한 형태라고 단정 짓지는 않겠지만, 여러 가능성을 두고 대비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선 설명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의 이러한 평가는 6차 핵실험이 이전 1~5차 때와는 달리 플루토늄탄과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증폭핵분열탄, 초기 형태의 수소탄 등을 동시에 여러 발 터트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6차 핵실험은 과거 파키스탄 방식을 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파키스탄은 1998년 5월 28일 3번, 5월 30일 3번 연속해 핵실험을 한 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동시다발 핵실험은 일정 수준 이상의 핵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 핵실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폭발력과 관련한 종합적인 데이터를 얻는 장점이 있다. 1발의 핵폭탄을 실험할 경우 핵무기로서의 적합성과 신뢰성을 확인하는 데이터 확보에 제한이 따른다. 핵보유 강대국들이 과거 고농축우라늄 비율이나 기폭장치를 다르게 해가며 여러 차례 핵실험을 한 이유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이 핵보유국에 진입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려 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6차 핵실험이 마지막 핵실험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하루에 시차를 두고 동시에 터트릴지, 아니면 2~3일 간격을 두고 핵실험을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차 핵실험의 폭발 위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지난 11일 북쪽 갱도의 굴착작업 규모로 미뤄 6차 핵실험의 위력이 5차 때(10㏏)의 14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미 스스로 핵무기 소형화를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위력 증폭형 핵폭탄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폭발 위력은 150~200㏏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과거 핵실험 폭발 위력은 1차(플루토늄·2006년 10월3일) 1㏏ 이하, 2차(플루토늄·2009년 4월29일) 3~4㏏, 3차(고농축우라늄 추정) 6~7㏏, 4차(북한 수소탄 주장·증폭핵분열탄) 6㏏, 5차(증폭핵분열탄) 10㏏ 등으로 추정됐다.

6차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은 29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제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선제타격했든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부단히 강화해오다 못해 수많은 핵 전략자산들과 특수작전 수단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가 지난 28일과 29일 또다시 한반도에 전개됐다고 관영매체를 통해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더욱 무모해지고 있는 미제의 선제타격 망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8일과 29일 괌도(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악명 높은 핵전략폭격기 B-1B 편대들은 한밤중에 조선 동해 상공으로 날아들어 우리 측 대상물들을 타격하기 위한 전쟁연습에 미친 듯이 돌아쳤다”고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들은 6차 핵실험을 앞둔 일종의 명분쌓기로 보인다.

한편 B-1B가 지난 28일과 29일 동해 상공에 출격한 것은 한·미 군 당국이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예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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