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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영국·EU, 2년간 브렉시트 협상 ‘강 대 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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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에 탈퇴 서명·통보문 전달

경향신문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29일 오후(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의 탈퇴 통보 서한이 팀 배로 EU 본부 주재 영국 대사를 통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전달됐다.

2년에 걸쳐 이어질 탈퇴 협상은 ‘강 대 강’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는 “나쁜 거래를 하느니 차라리 거래하지 않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EU도 이에 맞서 “영국이 좋은 것만 취하는 ‘과실 따먹기’는 없다”고 못박았다.

메이 총리는 서한 전달 시간에 맞춘 이날 하원 연설에서 “이제 EU를 떠나는 결정이 내려졌으니 모두 함께할 때가 되었다”면서 “영국의 모든 사람을 대표해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 사람 모든 이들에게 올바른 거래를 맺겠다고 맹렬히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EU가 요구하는 탈퇴합의금과 이민정책, 공동 안보, 브렉시트 이후 새로 맺어야 할 영국·EU 자유무역협정(FTA) 등 숱한 쟁점을 두고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EU 역시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입수해 이날 보도한 유럽의회의 협상 결의안 초안을 보면 “향후 2년간 영국과 EU의 자유무역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영국은 탈퇴 협상과 함께 무역 협상을 진행하기를 희망했지만, EU는 영국과 완전히 ‘이혼’한 후에나 무역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유럽의회는 또 2019년 협상 마무리 후 적용할 과도기간은 3년을 넘길 수 없다고 했다. 늦어도 2022년부터는 영국과 완전 결별하겠다는 뜻이다. 이주민 문제에서도 영국은 탈퇴 통보를 기점으로 EU 시민권자들의 자국 이주를 제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유럽의회는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영국 정부는 기존 EU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협상은 오는 5월 중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스크 의장은 31일까지 협상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어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에 전달하게 된다. 각국은 다음달 27일 장관급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조율한 뒤 2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2년간의 협상이 원활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영국은 EU 국가들과의 법적, 경제적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채 떠나야 할 수도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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