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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health&] "난치성 암 환자 정밀의학 기반 신약 글로벌 임상시험 희망 없는 환자들에게 작은 가능성이라도 주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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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문용화 교수

중앙일보

난치성 암환자에 대한 정밀의학 기반 신약 임상시험을 설명 중인 분당차병원 문용화 교수. 프리랜서 김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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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 종양내과 문용화 교수팀은 난치성 암 환자에 대한 정밀의학 기반 신약 임상시험을 2017년 3월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항암 임상시험은 세계 최고의 임상수탁기관(CRO)인 파렉셀로부터 의뢰받은 글로벌 임상이다.

문용화 교수팀이 이번에 시행하는 임상시험은 암의 종류와는 관계없이 기존 항암 치료 약물이 듣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먼저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후 MET이라는 발암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유전자를 억제하는 약물(MET억제제)을 투여한 후 경과를 살피는 임상시험이다.

문 교수는 2013년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 초기 임상시험 부서에서 근무할 때 유전자에 따른 약물 투여로 치료하는 방법이 많이 쓰이는 것을 경험했다. 문 교수는 “당시 정밀의학에 근거한 이와 비슷한 임상시험이 100건 이상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임상시험이 많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많은 종류의 유전자를 발견할수록 더 많은 치료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이 쉽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분당차병원 문용화 교수는 “MET 유전자를 가질 확률은 사실 현저히 낮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임상시험을 해볼 만한 이유는 더는 희망이 없는 암 환자들에게 작더라도 가능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문 교수는 “2013년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환자 한 사람당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데 7만4800 달러(한화 약 8900만원)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러한 노력이 모여 새로운 신약이 개발될 수도 있고 환자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암과 싸울 수 있다며 희망을 품었다.

유전자 검사에 근거한 정밀의학적 임상시험은 수행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제약사나 CRO는 실력이 검증된 의료기관에만 임상시험을 위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차병원은 난치성 암 임상시험을 위탁 받게 됨으로써 암 치료 분야에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문 교수는 “이번 임상의 경우는 총 45명의 환자를 등록하기 위해 전 세계 15~20개의 병원이 참여하며 국내에서만 5개의 대형 병원과 함께 분당차병원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서 분당차병원은 정밀의학에 근거한 임상시험의 인프라 및 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암 치료에 또 다른 획기적인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당차병원 임상시험센터는 국제적으로 대표적 CRO 회사인 파렉셀과 업무협력을 맺고 초기 임상시험을 활발히 유치하고 있다. 분당차병원은 10대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된 후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을 진행하면서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정밀의학 검사실’ 및 ‘임상유전체센터’ 구축 등 난치성 암 정복을 위한 유전자 검사와 치료 등 정밀의학연구의 기반을 닦고 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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