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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대선 포커스]문·안에 나란히 60%…호남의 선택, 본선 가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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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표심은 어디로

‘야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호남은 범야권 대선후보 경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각각 60%대의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문 후보로선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온 호남 내 ‘반문재인’ 정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안 후보에게는 ‘문재인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의 이미지를 심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두 정당이 본선에서 맞대결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역대 대선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풍향계 역할을 했던 호남이 본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호남은 지난 27일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에게 60.2%의 지지를 보냈다. 25~26일 국민의당 경선에선 안 후보에게 64.2%의 지지를 안겼다. 박근혜 정권 붕괴로 보수진영 후보군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두 후보가 본선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의 경우 이번 경선으로 호남과의 서먹함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문 후보가 받은 지지율은 2012년 경선 때 호남 득표율(44.3%)보다 15.9%포인트나 많다. 안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문 후보의 절반도 안되지만 완전국민경선으로 치러진 호남에서 당의 예상을 뛰어넘는 9만여명이 참여하면서 ‘제2의 안풍’을 도모해볼 수 있게 됐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28일 “지난 총선에서 나타났던 호남에서의 세대 분리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민주당 선거인단은 젊은층과 중년층이, 국민의당 경선은 장년층과 고령층이 많이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안 후보가 완주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과거처럼 민주당 후보가 호남에서 90% 이상 득표하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저마다 ‘60%대 득표율’을 유리하게 해석하며 벌써부터 본선을 대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 후보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CBS 라디오에 나와 “문 후보가 확실히 정권교체를 하도록 힘을 모아주신 것”이라며, 안 후보의 호남 압승에 대해선 “일종의 보조 타이어격으로 지지해준 게 아닌가”라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YTN 인터뷰에서 “안철수의 64%는 국민들이 걸어나와 투표한 것이고, 문재인의 60%는 자기 식구들이 한 것”이라며 “문 후보가 4년 전 호남에서 80~90%의 지지를 받고 호남에 모든 정열을 쏟은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대승은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안 후보가 보여주는 경쟁력과 보수 결집 여부에 따라 호남 표심이 유동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보수 쪽이 계속 흩어져 있을지 결집할지에 따라 ‘누구를 내세워 정권교체를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나아가 국민의당과의 연대 여부가 표심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도 “아직 호남에서 반문 정서가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은 상황에서 안 후보가 얼마나 당선 가능성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보수 후보 지지율이 얼마나 오르느냐도 호남 표심의 긴장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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