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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20억 넘길까"…또 반복된 하루키 신작 선인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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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가 도쿄 시내의 한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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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의 국내 판권 계약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매번 신작을 낼 때마다 '선인세 경쟁'이 붙었던 하루키의 작품인 만큼 이번 소설도 선인세가 2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선인세는 책을 판매하기 전에 출판사가 작가에 미리 지급하는 인세다.

28일 출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현지에서도 전작 '1Q84'보다 주목도나 파장은 덜하다"면서도 "'그래도 하루키'란 마음으로 두자릿수 선인세를 제안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1Q84'(2009년)이후 7년 만에 나오는 장편소설이다. '1Q84'는 전체 시리즈 3권을 합쳐 13억~14억원 가량의 선인세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인세 추정가가 16억원을 훌쩍 넘었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하루키 작품을 출간했던 한 출판사 관계자는 "이번 판권 입찰에 (하루키 작품을 낸 적 없는) 새로운 출판사들이 제시한 걸로 알고 있다"며 "서너 출판사를 두고 최종 고려 중인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신작보다도 훨씬 규모가 작은 전작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이미 (선인세가) 두자릿수를 넘었으니 이번에도 두자릿수를 제시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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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신작 '기사단장죽이기'. 올해 여름쯤 국내에 출간될 예정이다. /사진=알라딘


이 같은 선인세 경쟁을 바라보는 출판사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출판시장의 위축, '송인서적' 부도로 인한 출판사의 타격에 더해 신작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 실제로 일부 출판사들은 입찰 마지막 날까지 입찰 참여 자체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신작이 일본에서도 출간 2주 만에 순위가 내려갔다고 해서 20억원 대까지 낼 상황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선인세로 20억원을 지급할 경우 통상적으로 작가에게 10%의 인세를 지급한다고 봤을 때, 최소 120만~130만부 이상의 책이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단 설명이다. 하루키의 전작 '1Q84'는 200만 권 가까이 팔렸지만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40만 부를 조금 넘겼다.

일단은 '하루키'의 이름값을 믿는다는 곳도 있다. 또 다른 문학출판사 관계자는 "일본 쪽 반응을 참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달라서 (일본 반응과) 똑같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며 "물론 출판 시장이 작아지고 판권 경쟁이 치열해진 변수는 있지만 작품 내용 자체로는 입찰 금액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작가 자체를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루키의 14번째 이번 신작은 화가인 30대 이혼남성이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일본에선 초판만 130만부가 인쇄됐지만 일본의 '난징대학살' 등을 다뤄 일부 우익세력이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일본 문학을 담당하는 한 출판 관계자는 "'1Q84'보다 드라마틱한 부분은 덜하지만 1인칭 소설이다 보니 더 내밀하고 가깝게 (작가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거대한 서사보다는 작은 이야기를 하는데 집중한 것 같다"고 평했다. 하루키 신작은 올해 여름쯤 국내에 출간될 예정이다.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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