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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산불·산림병해충 등 산림재해 예방에 드론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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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지난 10일 새벽 6시 산림청 산불상황실은 바쁘게 움직였다. 9일 오전 10시에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산불이 진화헬기 18대와 13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하고도 건조한 날씨속에서 강한 바람을 타고 18시간째 꺼지지 않고 계속 번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산불이 발생하면 헬기가 투입되어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물과 소화액을 투척하여 산불을 진화해 나가는데 야간에는 시계가 차단되어 헬기 운항이 불가능하기에 산불진화는 고사하고 산불진행상황마저 육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산림청 산불상황실은 10일 새벽 6시 드론을 산불현장에 투입하여 공중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밤 사이의 산불진행과정을 파악하고 지형과 풍향에 따른 산불 확산 경로 등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진화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 산불발생 20시간만인 10일 오전 8시에 주불을 잡고, 완전히 꺼지지 않은 잔불에 대하여는 드론을 통한 밀착 탐색을 계속 진행하여 2차 산불발생을 차단하였다.

이처럼 산불분야에서 드론은 헬기 투입이 어려운 야간 산불 진행 상황 감시 뿐만 아니라 논·밭두렁 소각행위 단속으로 점차 활용범위를 넓혀가는 한편, 소화약제 투하에 의한 산불 직접 진화에도 실용적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 인접지에서의 논·밭두렁 및 쓰레기 등 소각으로 인해 발생한 산불이 전체 산불 중 31%를 차지하고 153ha의 산림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드론을 활용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산림청은 47대의 드론을 소각산불 발생 위험지역에 집중 투입하여 소각행위를 감시하고 소각행위 발견 즉시 지상의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에게 알려 위반자에게 과태료(3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또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절벽이나 급경사지에 드론이 소화약제를 직접 뿌려 진화하는 시범 비행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용을 준비 중이다. 산림청은 앞으로 산불진화대원 조난 수색, 조난자 응급 구호 물품 수송 등 부처간 협업을 통해 드론 활용 분야를 폭넓게 확대할 계획이다.

산림재해분야 중에서 현재 드론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분야는 산림병해충분야이다. 드론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조사에 활용한 결과 기존 인력 예찰에 비해 조사기간은 약 90% 단축하고 1인당 조사 가능면적은 10배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산림청이 산림병해충 자동탐지 기술 연구(미래부 창조비타민 과제), 무인비행장치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국토부 주관) 참여 등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을 원격 감지하고 향후 확산방향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저비용·고효율 방제를 꾸준히 현실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드론을 활용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은 단순히 물리적인 기간 단축 이외에도 피해목 발생지에 대한 정확한 GPS 좌표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발생 지역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벌채 등 정밀한 맞춤형 대처로 이어진다. 실제로도 2015년 제주 곶자왈 사례처럼 드론을 통한 시계열적 변화상 분석으로 초기 방제에 성공하는 등 그 효과가 폭넓게 입증되고 있다. 산림청은 드론을 통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조사 사업을 2015년에 4500ha, 지난 해에 5만ha를 실시한데 이어 올해는 10만ha를 계획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 산림병해충 뿐만 아니라 석회석 광산 지반 침하 위험지 분석에도 드론을 투입하여 산사태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데 활용하고 있고, 조림·벌채·숲가꾸기 등 산림경영, 산림 내 산재한 시설물 관리, 불법 산지 훼손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한편 산림청은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농림지 및 인접지의 돌발해충 방제에도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지난 해 12월에는 전북 김제 일원에 발생한 AI 방역과 관련 가금농가의 소독실시 상황을 드론으로 촬영하여 살처분 보상금 지급 등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산림청은 지난 해에 '무인기 산림분야 활용방안'과 산림청 드론 운영 매뉴얼'을 제정하여 드론의 효율적 운영과 안전운항 요건의 기틀을 마련한 데 이어서 올해는 드론 활용의 체계적인 운영 기반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림분야의 드론 활용 정책 개발 및 이행, 협업체계 구축, 기술적 지도·감독을 위한 전문조직과 담당인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급증하는 드론 운영 교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산림항공본부, 산림교육원 등에 드론 운영 기초과정, 전문과정을 개설하고 전문가를 육성하여 드론이 취득한 영상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하는 한편, 대국민 데이터 개방을 늘려 민간부문의 활용 및 산업화 촉진에도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항공법 등 드론 관련 법령을 종합 검토하고 활용범위를 합리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법령 개선작업도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고가의 드론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중요하다고 보고 산림청 차원의 등록제 시행과 함께 드론 운영과정에서 추락 등 파손에 대비해 보험에 일괄 가입하는 한편, 신규 구매하는 드론에 대하여는 도입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드론 활용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앞으로 산림분야 뿐만 아니라 토지·생태·기상 분야까지 드론 협업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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