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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4년10개월의 항해..위의석 부문장, SK텔레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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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017670)에서 플랫폼 부문을 총괄했던 위의석(53) 부문장이 회사를 떠난다. 2012년 하성민 당시 SK텔레콤 사장의 권유로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4년 10개월 만의 일이다.

이데일리

위 부문장은 당시 인터넷 분야에서 고위 임원급(전무)으로 통신사로 이직한 사실상 최초의 인물이다.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석사 출신인 그는 금성소프트웨어를 거쳐 1994년 인터넷의 대부 허진호 박사(초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와함께 아이네트를 만들었다. 아이네트가 피에스아이넷에 인수된 뒤 호스팅 부문만 인수해 아이네트호스팅을 차렸다. 2006년 NHN으로 이직한 뒤 플랫폼개발센터 센터장, 검색사업 본부장 등을 거쳤다.

하성민 사장은 당시 위 부문장을 영입하면서 통신 외 미래 먹을거리 발굴을 시작했다. 이후 그에게 조직과 인력을 몰아주면서 SK텔레콤은 자체 플랫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았다.

전화의 상식을 뒤바꾼 ‘T전화’가 대표적이다. 2014년 2월 그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하성민 사장의 영입제의를 받으면서 SK텔레콤에 전화기를 바꾸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입자 풀이 많고 시간과 재원을 투자해주는 회사이기에 가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T전화’는 지난해 8월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고, 지금은 검색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들에게 스팸/스미싱 위험번호 알림이나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상호에 대한 검색, 그룹통화 등 통화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T전화’가 내비게이션 ‘T맵’처럼 국민 통화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는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그가 몸담은 동안 SK텔레콤은 잇따라 소프트웨어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는 등 훨씬 오픈 마인드로 변모했다.

가장 빵빵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마케팅을 잘 하면 되지 않을까 했던 생각에서 기술 리더십이나 개방적이고 협력적 사고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위 부문장 입사 이후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업계 개발자·기획자들이 100여 명 정도 SK텔레콤 자산으로 남은 것도 성과다.

얼마 전 그에게 물었다. “왜 통신사들이 AI를 해야 할까요?” “자동차 회사가 아닌데 자율주행차를 왜 해야 할까요?”

그는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된다고 하는 AI는 결국 숙박 업계의 사업모델을 뒤바꾼 ‘에어비앤비’ 같은 스타트업이 만든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플랫폼 사업은 ICT로 뭔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줄 수 있을 때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온오프라인연결(O2O)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들과 경쟁만 하거나, 비슷한 가치를 주는데 머물면, 갈등만 유발할 뿐 사회적으로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위 부문장은 SK텔레콤 임원 중 최태원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가 텔레콤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위 부문장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SK텔레콤에 입사한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처럼, 어느 순간 그는 또 다른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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