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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주한 미·일 대사 공백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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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리퍼트 후임 65일째 빈자리

“미국, 5월 대선 뒤 대사 임명” 추측

일 대사, 소녀상 항의차 귀국 뒤 76일 지나

아베 비리의혹 휩싸여 신경 못쓸 듯



주한 미국대사와 일본대사의 공백 상태가 만 두 달을 훌쩍 넘어섰다.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월20일 이후 자리가 비어있다. 26일로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귀국한 이래 65일째 공백이다. 그러나 아직 후임 대사 지명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마평조차 들리지 않고 있다. 주한 미대사관은 두 달 넘게 마크 내퍼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하기도 전인 지난해 12월 당선자 시절에 이미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미국대사로 내정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4일 금융사업가 출신인 윌리엄 해거티를 일본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한국을 제외하고 동북아 지역의 주요 외교 포스트들을 모두 세운 것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예고하고 핵 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이런 공백은 한미 공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외교 당국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조지 H. 부시에서 빌 클린턴으로 행정부가 이양되던 1993년과 클린턴 정부에서 조지 W. 부시로 정권이 넘어가던 2001년에도 각각 8개월과 6개월 동안 주한 미국대사 공백기가 있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주요한 사항은 워싱턴에서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의 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말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1월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를 불러들였다. 스즈키 히데오 총괄공사가 대사 대리를 맡고 있다. 76일이 지난 지금까지 한·일 관계는 12·28 ‘위안부’ 합의와 부산 소녀상에서 비롯된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사 복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학교부지 특혜 분양 의혹 등에 휩싸이며 ‘제 코가 석 자’라 대사 복귀를 결정할 정신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대사의 공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 미 대사 부임은 오는 5월9일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당연히 미국에서도 다음 정부 구성을 봐가면서 대사를 임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 대사의 복귀에 대해 “일본이 대사를 복귀시킬 타이밍을 놓친 것”이라며 “일본이 실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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