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반도체만 우뚝 큰 한국 산업…20년간 성장잠재력 악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산업경쟁력 지수 16→13위로 올라섰지만

잠재력인 응집력 지수는 21→25위로 하락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올랐지만, 유망산업의 생태계는 폭넓게 마련되지 못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산업의 성장잠재력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은 26일 발표한 ‘수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지수가 1995년 16위에서 2015년 13위로 세 계단 올라섰다.

산업경쟁력은 숙련기술 수준이 높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수출하느냐로 판단한다. 현재 글로벌 교역 환경에서 주요 상품으로 다뤄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힘입어 소폭 등급이 올라갔다. 하지만 경쟁력 우세 품목의 비중은 6.0%에 불과해 미국 22.1%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특정 항목에 치중해 수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수출물량으로는 세계 6위권에 들고 있지만 산업경쟁력 순위가 떨어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동안 산업경쟁력이 20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독일은 1995년과 2015년 모두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이외 폴란드(27→15위), 태국(28→19위), 인도(31→16위)가 20위권 안으로 진입한 대신 헝가리(19→23위), 홍콩(17→24위), 핀란드(18→25위)는 그 밖으로 밀렸다.

이데일리

특정 산업에 기댄 생태계는 미래를 담보하기도 어렵다. 미래의 산업발전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한국의 산업응집력 지수는 21위에서 25위로 네 계단 하락했다.

산업응집력 지수는 어느 수출상품의 주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이 얼마나 밀집돼 있는가를 계산한 수치다. 산업생태계를 숲에 비유한다면 키 큰 나무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풍성하게 자라는 것처럼 산업간 연계가 강화돼야 미래 산업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탈리아(2→1위), 독일(1→2위), 미국(4→5위) 등 선진 산업 강국이 굳건히 5위권 내 포진했고, 신흥시장국에서는 중국(18→3위)과 폴란드(19→8위)의 도약이 두드러질 정도다.

하지만 기형적인 한국의 산업 발전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마이크로 다국적 기업과 같이 작지만 글로벌 경쟁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다수 필요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생태계는 개별 업종이나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체 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 역동성 유지를 위해 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좀비기업의 퇴출은 촉진하되 신생기업의 도전을 장려하는 기업정책 추진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