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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후변화 탓에 '물 안 마시는 동물' 코알라도 목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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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물 마시는 코알라
[시드니대 웹사이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코알라는 물을 잘 마시지 않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주식인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 것만으로 하루 필요한 수분량을 대부분 채운다.

그러나 기후변화 탓에 코알라가 유칼립투스에 든 물로만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수분 공급원을 찾게 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시드니대 연구팀은 코알라의 수분 섭취 습관을 관찰하기 위해 '세계 코알라의 수도'로 알려진 호주 구네다 지역의 코알라 서식지에 여러 곳의 인공 급수대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관찰 결과 100마리 이상의 코알라들이 급수대로 찾아와 물을 마시고 갔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남반구의 겨울인 8월에도 급수대를 찾아 뒷다리로 서서 한 번에 평균 10분 이상씩 물을 마셨다.

야행성인 코알라가 보통 잠을 자야할 낮 시간에도 안전한 나무 위 보금자리에서 내려와 지상 급수대를 찾기도 했다.

통념과는 다른 코알라의 왕성한 '갈증'에 대해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과 강수량 교란을 원인으로 꼽았다.

날씨가 점점 고온건조해지면서 유칼립투스 잎에 수분량도 적어져 따로 물을 마셔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발렌티나 멜라 시드니대 연구원은 "비가 안 오는 날이 길어질수록 코알라들이 급수대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졌다"며 "가뭄과 폭염이 코알라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 연구원은 "코알라는 보금자리와 먹이를 모두 나무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에 비해서도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며 "겨울에도 이런데 여름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폭염으로 구네다 지역 코알라 개체 수가 25% 급감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알라는 지난 2012년 호주에서 멸종 취약종으로 분류됐다. 호주코알라재단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야생 코알라는 많게는 10만 마리에서 적게는 4만3천 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드니대의 코알라 급수 실험 유튜브 영상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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