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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美 “전자제품 사용 금지” 중동 항공사 “위기 혹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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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에미레이트항공 A380 여객기. 자료사진 / 출처 = 에미레이트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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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중동ㆍ북아프리카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 자국 영토로 들어오는 비행기에 전자제품(랩톱, 태블릿 등) 휴대를 금지한 가운데 중동 항공사들이 눈앞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슬람권 항공사들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불합리한 조치를 조롱하는 듯한 각종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중동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에미레이트항공은 SNS 등을 통해 ‘우리가 당신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주제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전자기기가 없어도 기내에 비치된 수많은 영상물, 게임 등을 통해 지루할 틈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로얄요르단항공은 ‘12시간 동안 전자제품 없이 할 수 있는 12가지’라는 목록을 SNS 상에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안에는 책 읽기, 과자 먹기 등을 포함해 ‘옆자리 승객과 인사하기’, ‘팔걸이 자리 차지하기’, ‘태블릿이 없는 이유 생각하기’ 등 재치있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실상 미국의 정책을 조롱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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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요르단항공이 SNS를 통해 공개한 ‘전자기기 없이 할 수 있는 12가지’ 목록. / 출처 = 뉴시스


로얄요르단항공은 “미국으로 여행 시 매주 새로운 금지사항이 생긴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미국이 전자제품 휴대를 금지한 국가에서 미국발 노선을 가지고 있는 항공사는 총 9개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는 ‘중동 빅3’이면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ㆍ최고 규모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도 포함됐다. 앞서 세계 항공업계 서비스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의 ‘2016 최고의 항공사’ 조사에서 에미레이트항공은 1위, 카타르항공은 2위, 에티하드항공은 6위를 차지한 바 있다.

터키항공, 사우디항공, 이집트항공, 쿠웨이트항공, 로열 요르단 항공, 로열 에어 마로크 등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 항공사들은 규제가 적용된 지역에 직항 노선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미주-두바이를 주당 120회 가량 운항하는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모객 활동에 타격을 입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항공사가 규정을 어길 경우 미국 운항을 불허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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