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내수 바닥 탈출론 '솔솔'…"여전히 침체" 신중론도(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은행 집계 소비심리지수, 두 달째 상승세

"더는 떨어지지 않을 것"…바닥 탈출론 '솔솔'

"체감경기, 여전히 악화"…신중론도 만만찮아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민간소비가 바닥을 탈출하는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일까.

가계의 소비심리 지표가 최근 두달째 상승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내수의 흐름이 주목 받는 건 이유가 있다. 민간소비는 현재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꿈틀대는 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민간소비에 옮겨붙어야 제대로 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경제계의 진단이다. 정책당국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지표도 민간소비다.

◇“민간소비, 바닥 탈출중”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집계한 이번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1.1포인트 오른 이후 두달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한은은 두달째 상승 기조가 이어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주성제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완화하고 있다”고 했다. 소비심리가 여전히 차갑기는 하지만, 그나마 추가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경기판단CSI(59)와 향후경기전망CSI(77)가 각각 4포인트, 7포인트 올랐다. 이는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경기가 전월 대비 모두 나아질 것으로 소비자들이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번달 취업기회전망CSI도 76으로 기준치에는 못 미쳤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6포인트 상승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게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바닥 탈출론(論)을 거론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정국 혼란이 소비심리 급락을 촉발했는데, 이제 차기 대선 구도가 잡히다보니 내수도 반등세를 보인다는 뜻이 있어 보인다.

당장 오는 31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이 주목된다. 심리지표가 지난달부터 오른 만큼 실제 소매판매액 등도 함께 상승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2월 소매판매액의 소폭 반등을 점치기도 했다. 지난 1월(전기 대비 -2.2%) 당시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플러스(+) 증가율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데일리

◇“체감경기, 여전히 악화”

다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둡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달 CCSI 자체도 기준치인 100을 밑도는, 그러니까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가계가 더 많음을 대변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94.0) 이후 95 안팎의 CCSI를 5개월간 이어간 건 그 전례가 없다. 바닥 탈출론이 스멀스멀 나올 때부터 반등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CCSI가 4개월 만에 상승했던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의 주요 화두가 ‘소비 부진’이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금통위원은 “일상 소비생활과 관련이 깊은 숙박·음식점, 운수, 예술·스포츠·여가 부문 등의 생산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서비스 생산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다수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영세한 생계형 자영업자 문제가 부쩍 이슈가 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수출 반등이 내수로 옮겨붙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내수 쪽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발(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내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