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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매거진M] 원작을 읽어드립니다 ① '사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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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원작, 원작 소설로 보는 영화의 절정!

한 영화의 여운을 더 깊이 느끼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읽어 보면 어떨까. 물론 원작이 있는 영화에 한한 이야기다. 맛보기로 최근 개봉작의 결정적 장면을 원작 소설 부분과 비교해 봤다.

‘사일런스’와 『침묵』

중앙일보

사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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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는 발을 들었다. (중략) 지금까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 온 것, 가장 맑고 깨끗하다고 믿었던 것, 인간의 이상과 꿈이 담긴 것을 밟는 것이다. 이 발의 아픔, 그때, 밟아도 좋다고, 동판에 새겨진 그분은 신부에게 말했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신부가 성화에 발을 올려놓았을 때 아침이 왔다. 멀리서 닭이 울었다.

- 『침묵』(엔도 슈사쿠 지음, 홍성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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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 스틸. [영화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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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배교(背敎)를 강요받던 로드리게스 신부(앤드루 가필드)에게 신(神)의 음성이 들린다. 결국 그는 예수가 새겨진 성화에 발을 올린다.

영화 vs 원작 성화를 밟자 ‘닭이 울었다’는 부분은, 성서 속 베드로의 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닭이 울기 전, 너는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라 말한 대목이다. 원작에서는 짧게 ‘닭이 울었다’고만 표현하지만, ‘사일런스’(2월 28일 개봉,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서는 로드리게스 신부가 성화를 밟을 때 닭 울음소리가 세 번 들린다.

원작 특징 ‘신의 침묵’을 소재로 다뤘다는 이유로 오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엔도 슈사쿠는 이후 『침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침묵의 소리』(동연)를 펴내기도 했다. 여기서 그는 이 책의 의도가 “신은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하고 있는 것”이었음을 밝히며, “지금이라면 책의 제목을 ‘침묵’으로 정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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