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석탄 사용 축소에 역행하는 한국, 환경·경제적으로 위험한 선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모건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

경향신문

화석연료는 미세먼지를 일으키고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데다 한정된 자원량 때문에 지속가능성도 떨어지지만 한국에서의 지위는 여전히 공고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충남 당진에서 운영 중이며, 2개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도 신설될 예정이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사진)은 24일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요 선진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 정부만 그 변화에 역행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 총장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성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로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야 하며, 그래야 더 좋다”고 말했다. 비단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이미 재생가능에너지의 채산성이 기존 화석연료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그는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비용은 최근 획기적으로 줄어, 가격 경쟁력이 화석연료와 비슷하거나 일부 국가에서는 더 높다”면서 “투자가 급증하는 상황도 재생가능에너지의 경제적 가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재생가능에너지 투자액은 2860억달러에 달해, 화석연료 투자액(1300억달러)의 2배에 달한다.

모건 총장은 “미국·영국·중국 등 석탄 사용을 줄인 국가에서 경제가 나아지고 국민 삶의 질이 개선됐다”며 “재생가능에너지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깨끗한 공기를 보장하며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체제를 지키는 데 따라붙는 대기오염, 기후변화, 시민 건강권 침해 등이 유발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화석연료의 경제적 효용이 더욱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에서는 현재 300기가와트(GW)에 달하는 태양열, 487GW 규모의 풍력 발전 설비가 가동되고 있다. 그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열 발전소(648MW)를 보유하며 15만 가구 이상이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풍력만으로 총 전력의 3분의 1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 석탄산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지만 모건 총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과 상관없이 석탄사용은 감소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석탄산업을 강조하더라도 경제적·환경적으로 실익이 없어 다른 나라들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모건 총장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의 선진국 중 유일하게 석탄 사용을 늘리는 국가”라며 “한국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 매년 약 1100명의 사망을 앞당길 것이라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31일까지 20일간 세계 각지에서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 캠페인을 열고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25일 충남 당진에서도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에 반대하는 브레이크 프리가 진행된다. 모건 총장은 “화석연료 산업계는 시민의 단결을 두려워한다. 한국에서 콜롬비아, 남아프리카, 폴란드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넘어 하나로 뭉치면 화석연료에 반대하는 힘을 키워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형국·박병률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