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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대우조선 파산땐 59조 손실 주장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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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 지원 산넘어 산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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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할 경우 50조원대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우조선을 살리는 게 국가경제적으로 더 나은 옵션이다."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이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과 3조원의 출자전환을 골자로 하는 대우조선해양 지원책 불가피론을 주장할 때 강조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손실 규모가 다소 과장된 수치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난해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파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극단치를 59조원으로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할 경우 32조2000억원의 값어치를 가진 수주선박(114척 건조에 지난해 말 현재 투입된 원가)이 고철이 되고 담보물(1조5000억원)을 제외한 금융권 여신 21조2000억원이 회수불능 상태가 되는 것을 감안해 추정한 수치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추진하기로 한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제도·Pre-packaged Plan)에 들어가면 채무재조정 후 신규자금 지원을 통한 정상화가 가능해진다. P플랜으로 가면 파산 가능성이 확 줄어든다는 얘기다.

관건은 선주들이 건조계약을 철회할 경우 채권은행단이 선주들이 조선업체에 미리 준 선수금을 환급해줘야 하는 선수금환급보증요청(RG call) 규모다. RG콜 규모는 법원의 채무재조정 기간에 달렸다. 전통적인 법정관리는 실사와 채무재조정, 경영정상화 과정 전반을 법원에서 관장한다.

반면 P플랜은 채권단과 법원 협의에 따라 2~3주 안팎의 법원 채무재조정만 거쳐 워크아웃 등 채권단 관리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을 발주한 선주사들이 법정관리 돌입을 사유로 선박건조계약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채무재조정 기간을 최소화할수록 RG콜은 줄어들 수 있다. 법무법인 실사 결과, RG콜 규모는 수주잔량 114척 중 최대 40척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은 저가 수주 물량이 많아 선주사 요청에 따른 선박건조계약취소(builder's default) 요청이 없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STX조선해양보다는 취소 요청 건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과거) 계약한 선가가 지금 선가보다 10~20% 높은 게 많아 (STX조선해양보다는) 빌더스 디폴트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용선(傭船·charter) 여부, 대체 건조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P플랜에 돌입한 뒤 제때 건조해 선박을 인도해주면 건조 취소 규모는 미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석우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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