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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IS는 격퇴중인데 여전한 테러'…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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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이라크 패배 감추고자…체제강화 의도도"

뉴스1

영국 의사당 테러를 추모하는 꽃과 편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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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영국 의사당 테러범 칼리드 마수드가 영국 출생자라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이슬람국가'(IS)가 영국인에게 런던 의사당 테러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힘을 잃은 IS가 이렇게 '해외 테러'를 선동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막대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3일(현지시간) 국제 정치·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IS는 런던 테러와 같은 참사에 배후라고 자처함으로써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엄청난 패배를 감추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IS는 "자신들의 영향권이 그 누구의 예상보다도 넓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는 것. IS는 지난해부터 시리아 라카, 이라크 모술에서 연합군에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조직의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는 '체제 선전'이 더욱 절실하다.

레나드 만수르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공격의 경우 "의사당이라는 매우 상징적인 장소를 겨냥해 자신들의 건재함을 보이려 했다"고 분석했다. IS가 테러 소행을 자처하는 성명을 아랍어와 프랑스어·독일어·영어로 발표한 것도 결국 이를 위함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만수르 연구원은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많은 영토를 잃어버린 만큼 자신들의 성공을 내보일 만한 또 다른 이야깃거리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인 이용, 무슬림 공동체의 '결사항전' 연출

서방국 국민을 이용한 이유는 무슬림 공동체의 '결사항전'을 연출해 IS의 이데올로기 강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가디언은 "이슬람 성전주의 뿌리에는 글로벌한 무슬림 공동체 '움마'에 대한 사상이 담겨 있다"면서 "움마에 속한 개인은 같은 종교를 향유하는 동료들이 공격받을 때 함께 방어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지지자들이 위험에 처한 IS를 돕고자 자국 테러에 나서는 상황은 이슬람 근본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는 해석이다.

또 서방국 국민을 테러에 이용하면 IS의 국제적 영향력이 돋보이는 이익이 따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의사당 테러범 칼리드 마수드가 영국 출생자였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런던 테러를 모방한 듯한 차량 돌진 '불발' 테러가 이날 벨기에 제2도시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IS는 서방 내국민들의 테러가 이 같은 연쇄반응을 일으키길 바라고 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IS는 지난 22일 4명을 숨지게 하고 40여명을 다치게 한 런던 의사당 테러에 대해 "IS의 전사가 수행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아직까지 해당 사건을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으나 혹시 모를 추가 연루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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