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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세월호가 보여, 이건 기적이에요" 눈물 쏟은 미수습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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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4시55분쯤 반잠수 선박으로 이동 시작

"그동안 고생했다…모두 가족 볼 수 있을 것"

뉴스1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이 24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이동 준비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3.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진도=뉴스1) 박정환 기자 = "세월호가 눈앞에 보이잖아. 이건 기적이에요."

24일 오후 2시쯤. 세월호 인양현장에서 약 1.7km 떨어져 있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 3층 간판은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2시쯤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린 뒤 재킹바지선에 고박하는데 성공했고, 곧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무궁화 2호는 세월호가 고박된 재킹바지선 인근으로 이동했다. 미수습자 가족 10여명은 이곳 갑판에서 저 멀리 떠오른 세월호의 모습을 지켜봤다.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와 미수습자 박영인군의 어머니 김선화씨,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서로를 꼭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저 멀리 완전히 떠오른 세월호를 본 이금희씨는 "우리만 이렇게 바라는게 아니고 모든 엄마, 아빠들이 인양이 잘 되길 바랐는데 이렇게 세월호가 보이니까 다행이다"라며 "배가 침몰한 것을 보며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나.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눈물도 기쁨의 눈물, 아픔의 눈물이 있다지만 우리처럼 아픈 사람들이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이금희씨와 박은미씨는 서로의 손을 굳게 잡고 세월호의 모습을 지켜봤다. 간간히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지만 지난 3년 세월의 답답함이 다소 해소된듯 표정을 지었다.

박씨는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모든 것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사람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1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면 위 13m까지 올라온 세월호가 2척의 재킹바지선 사이에 와이어로 묶여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2017.3.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은화양의 아버지 조남성씨는 묵묵히 기다려온 지난날을 회상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조씨는 "부모가 당연히 할 도리인데, 속상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지난 3년 동안 벙어리 생활을 했다. 마음의 상처는 컸지만 가족이 있기 때문에 묵묵히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어 "은화의 얼굴이 너무 보고 싶다. 우리 모두 가족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수습자인 안산 단원고교사 양승진씨의 부인 유백형씨는 "남편이 아직도 수학여행을 떠난 것 같다"며 그리워했다. 지난 23일이 결혼기념일이었던 유씨는 세월호의 인양이 마치 '결혼기념일 선물'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그날이 생각난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배멀미 때문에 멀미약을 붙여달라던 남편이었다"며 "잘 있지, 남편 너무 보고싶다. 기다려"라고 바다를 향해 외쳤다.

이날 세월호의 고박작업을 끝낸 재킹바지선은 오후 4시55분쯤부터 반잠수식 선박을 향해 출발했다. 반잠수식 선박은 인양현장에서 남동쪽 3㎞ 거리에 위치해있으며 이동하기까지는 대략 2시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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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이 24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이동 준비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3.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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