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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서울 우이신설선, 무인운전으로 19분대 주파…멈출 땐 몸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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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출입문 사고 방지 위해 이상 발생 때 자동정지 후 인력 투입

최고속도(70㎞) 땐 차체 진동 심해…구간에 따라 급브레이크 하는 곳도

아시아투데이

경전철 우이신설선 차량기지에 대기 중인 열차가 시운전 전에 점검을 받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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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방정훈 기자 =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총 13개 역(11.4㎞)을 단 19분30초(역당 평균 1분30초)만에 주파하는 무인경전철 우이신설선(2월 말 기준 공정률 92.8%)이 7월 말 개통된다.

우이신설선의 운행이 시작되면 버스와 자가용(평균 이동시간 50분)에만 의존하던 동북부 지역의 주민들이 신속·안전하게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세권 개발로 인한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오후 3시 30분. 우이신설선의 출발역인 북한산우이역에 위치한 통합관제소(차량기지 등) 앞 마당에는 건설 노동자들이 막바지 공사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준 포스코 팀장은 “우이신설선의 경우 레일 센서가 운행 상태에 대한 정보를 감지, 이를 차량 컴퓨터로 보내 속도나 정차 시기를 자동조정하는 무인운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또 “기관사가 없는 대신 개통 후 1년간 전 열차와 승차역에 안전요원을 1명씩 배치하고 4개 역마다 안전요원과 기술자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을 1개씩 마련, 고장이 발생하면 긴급 투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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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시운전을 관리·감독하는 심재록 기관사


통합관제소 지하 마련된 차량기지로 이동하자 현재 운행 중인 파랑, 주황색의 중전철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듯한 연두색 경전철이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 출입문을 열고 진입하자 마자 곧 열차가 움직였고 속도는 한순간에 70㎞까지 올라갔다. 기관실이 없어 앞창문을 통해 훤히 보이는 터널을 열차가 통과하자 속도감과 생동감이 느껴졌다.

김 팀장은 천장에 설치된 CCTV를 가리키며 녹화 위주인 기존 서울지하철의 시스템과는 다르게 관제소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서 긴급 상황 발생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입문 옆에는 차량 내에 경보음을 노출하지 않고 관제소에 바로 전달해 범죄 등 위급 상황을 알리는 ‘무음경보스위치’가 앉은 상태에서도 누르기 쉬운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열차는 승강장까지의 거리를 100m 정도 남겨둔 지점에서 속도를 점차 줄였다. 승강장에 도착해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 직원 한 명이 나무 판자를 문 틈으로 가져다 댔다.

나무 판자가 폐문을 방해하자 2번의 개폐가 더 진행됐고 3번째엔 완전히 문이 개방됐다. 이때 직원이 무전기로 관제소에 상황을 알렸고 곧이어 문이 닫히며 다시 운행이 재개됐다.

이물질로 인해 출입문이 3번 이상 개폐 되면 안전요원이나 관제소의 확인 없이 출발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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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신설선 차량 내부


차량 끝 상단 각각 1개씩 총 2개가 설치된 모니터에는 도착역 알림이나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차량 혼잡도 및 속도, 날씨, 날짜·시간 등의 정보가 함께 제공돼 편의를 더했다.

손잡이는 남녀의 표준 신장을 고려해 높은 것(하면 높이 164㎝)과 낮은 것(158㎝)으로 구분, 초등학생 고학년이면 무리 없이 잡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신경 쓴 느낌이다.

열차가 도착하기 전 스크린도어가 미리 열려 있는 승강장에 다가서자 열차가 멈췄다. 자동열차운전장치가 스크린도어 이상을 감지해 승강장 진입을 자동으로 제지한 것이라 한다.

수동 개문 손잡이와 소화기 보관함은 중전철과 비교해 승객의 눈에 훨씬 잘 띄는 곳에 위치해 있었으며 가장자리엔 교통약자를 배려한 휠체어 고정벨트가 마련돼 있어 인상 깊었다. 선반이 없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다만 서울시내에서 운행 중인 중전철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은 데서 발생하는 불편함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중전철(3.2m)에 비해 경전철의 폭(2.65m)이 다소 좁아 건장한 남성 둘이 마주 보고 앉으면 통로에 사람이 서 있을 만한 공간도 없을 것 같았다.

열차 1량의 길이(14m)도 중전철(20m)의 2/3 밖에 되지 않고 1편성에 2량 만이 운행하기 때문에 수송인원(174명)도 중전철 1편성(8~10량) 1280~1600명에 비해 최소 7배 가량 차이가 난다.

특히 최고속도(70㎞/h)로 달릴 때는 대체적으로 진동이 심한 편이었으며 승강장 도착 50~100m 앞에선 역에 따라 급브레이크가 진행되는 곳도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는 다소 위험해 보였다.

심재록 우이신설선 시운전 기관사는 “우이신설선은 다른 건 몰라도 안전성 만큼은 기존 지하철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개통 전까지 시운전을 하면서 가속도와 감속도를 어느 구간에서 얼마 정도로 할 것인지 계속 테스트해 차체 진동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개통 후 열차가 혼잡하다면 이와 연계된 버스노선을 마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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